모녀 두 마리만 남은 북부흰코뿔소 멸종 문턱서 실낱 희망

입력 2022-12-12 11:12
수정 2022-12-12 18:20
모녀 두 마리만 남은 북부흰코뿔소 멸종 문턱서 실낱 희망

피부 조직서 원시생식세포 형성…인공 난자·정자 길 열어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구 상에 모녀 단 두 마리만 남은 북부흰코뿔소가 멸종의 문턱을 넘지 않고 개체를 복원할 수 있는 실낱같은 희망을 되살렸다.

독일 '라이프니츠 동물원 및 야생 동물연구소'(IZW)에 따르면 일본 오사카대학의 하야시 마사후미 연구원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북부흰코뿔소의 피부조직에서 배양한 유도만능줄기세포(IPSCs)에서 난자와 정자로 발전할 '원시생식세포와 같은 세포'(PGCLCs)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를 통해 발표했다.

PGCLCs는 지난 2016년 쥐에서 처음 만들어져 건강한 2세를 얻는 데 성공한 적은 있으나 코뿔소처럼 대형 포유류에서는 처음이다.

연구팀이 PGCLCs를 이용해 인공 난자와 정자를 만드는 마지막 단계만 넘어서면 북부흰코뿔소는 개체 수를 늘려 멸종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희망을 갖게된다.

북부흰코뿔소를 멸종위기에서 구하기 위한 프로젝트인 '바이오레스큐'(BioRescue) 과학자들은 이미 자연 난자와 정자를 활용한 시험관 수정을 통해 북부흰코뿔소 배아를 만드는데 성공한 바 있다.

난자는 33살이 된 '나진'(Najin)에게서 태어난 '파투'(Fatu)가 제공한 것이고 정자는 네 마리의 북부흰코뿔소 수컷이 생전에 남긴 것을 냉동한 것이다.

파투는 현재 자연 난자를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암컷이고 냉동 정자도 일부는 파투와 가까운 친족관계에 있는 수컷이 남긴 것이어서 개체 복원의 성패를 쥔 핵심적 요소 중 하나인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이런 유전적 다양성 병목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줄기세포 관련 기술로 인공 난자와 정자를 만드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북부흰코뿔소가 남긴 피부 조직은 이론상 IPSCs, PGCLCs, 인공 난자와 정자 등으로 전환되고, 이는 북부흰코뿔소 복원의 토대가 되는 개체를 12마리로 늘려 더 많은 난자를 얻을 수 있는 토대가 된다.

그러려면 줄기세포가 다음 세대로 유전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난자와 정자의 전구체인 원시생식세포(PGCs)가 될 수 있게 형태적, 기능적 변화를 촉발하는 호르몬 신호를 주는 특정 환경이 필요한데, 연구팀이 배양시스템에서 이런 환경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지난 2015년 체코 동물원에서 죽은 나비레(Nabire)의 피부조직을 활용했다.

연구팀은 PGCLCs에서 인공 난자와 정자를 만들어내면 바이오레스큐가 자연 난자와 냉동 정자를 갖고 진행해온 절차와 통합해 운영되는데, 시험관 수정을 통해 배아를 만든 뒤 대리모에 착상하기 전까지 액화질소에 안전하게 보관하게 된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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