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인터의 한국유리공업 인수 조건부 승인…코팅유리 시장 1위로
공정위 "3년간 가격 인상률 제한…KCC[002380]와 대등한 경쟁 여건"
(세종=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LX인터내셔널[001120]이 한국유리공업을 인수하는 기업결합을 3년간 건축용 코팅유리 가격 인상률을 제한하는 조건으로 승인했다.
이로써 LX그룹은 건축용 코팅유리 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로 올라서는 동시에 경쟁사인 KCC그룹처럼 투명유리-코팅유리-창호 사업 수직계열화를 이루게 됐다.
공정위는 LX인터내셔널이 한국유리공업의 주식 100%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다고 12일 밝혔다.
공정위는 향후 3년간 건축용 코팅유리 판매가격 인상률이 직전 4년간 수입 건축용 코팅유리의 연평균 국내 통관가격 인상률을 초과하거나 자사의 올해 연평균 가격 인상률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단서를 달았다.
기업결합 시 계열사인 LX하우시스[108670]와 한국유리공업의 건축용 코팅유리 시장 점유율 합계가 50∼60%로 기존 1위인 KCC글라스[344820](30∼40%)를 앞서게 되는데, 경제분석 결과 경쟁 제한에 따른 가격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건축용 코팅유리 시장에서 수입산의 점유율이 10% 미만이다.
2위 사업자였던 한국유리공업과 3위였던 LX하우시스가 한 지붕 아래 들어가면 경쟁 사업자가 3개에서 2개로 줄어드는 셈이다.
신용희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기업결합심사는 단순히 인수·피인수 기업만 보는 게 아니라 계열 전체에 지배력이 미친다고 보고 계열사가 영위하는 업종까지 고려해 심사하게 돼 있어 한국유리공업과 가장 업종 관련성이 높은 LX하우시스를 고려해 심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결합 후 건축용 코팅유리 시장에서 단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코팅유리 가격의 인상 가능성을 차단하면서도 1위 사업자인 KCC글라스와 동일한 사업구조로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도록 시정조치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다만 공정위는 이런 조건을 이행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정 변화가 생기면 기업이 시정조치를 변경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건축용 코팅유리는 투명유리에 은을 코팅해 단열성을 높인 것으로 창호의 재료로 쓰인다.
KCC그룹은 이미 KCC글라스가 자사 투명유리로 코팅유리를 생산하고, KCC글라스와 KCC가 투명·코팅유리 및 창호를 대리점 등에 판매하는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었다.
LX인터내셔널도 계열사 LX하우시스의 건축용 코팅유리와 창호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기업결합을 추진했다는 게 공정위 시각이다.
'한글라스'라는 브랜드로 알려진 한국유리공업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판유리 제조업체로 투명유리와 코팅유리를 제조·판매해왔다.
공정위는 유통 구조의 특징, 경쟁사 상황, 대체 거래처의 존재 등을 고려할 때 수직 계열화에 따른 경쟁 제한 우려는 낮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최근 정부의 친환경 정책으로 건축물 단열 규제가 강화하면서 건축용 코팅유리의 수요 또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기업결합으로 코팅유리 시장에서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고품질의 제품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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