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파업 철회했지만 안전운임제 원점 재검토"

입력 2022-12-09 17:16
수정 2022-12-09 17:33
정부 "파업 철회했지만 안전운임제 원점 재검토"

파업 종료한 날 35명 고발…업무개시명령 불응자 '끝까지 제재'

국토부 "다단계 구조 없애 차주 몫 늘리는 안 논의할 수 있어"

화물연대,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서 '사수' 결의대회로



(서울·세종=연합뉴스) 박초롱 최평천 기자 = 정부는 화물연대가 15일 만에 총파업을 철회한 이후에도 안전운임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업무개시명령서를 받고서 복귀하지 않은 화물차주에 대한 제재 절차도 계속해서 진행하기로 했다.

김수상 국토부 교통물류실장은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안전운임제에 대한 여러 가지 평가가 있다"면서 일몰 기한 3년 연장은 재검토해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재검토 때) 안전운임제의 운용상 문제점이 고려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화물연대가 파업을 예고하자 정부는 '안전운임제를 3년 연장하되 품목 확대는 할 수 없다'고 제안했다. 화물연대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파업에 돌입했기 때문에 일몰 연장 제안은 무효가 됐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선복귀 후대화' 원칙을 내세웠던 정부는 앞으로 화물연대와 대화는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화물차주에게 일감이 가는 과정에서 중간에 많은 손을 거치며 실질적으로 차주 몫이 적어진다"며 "이런 다단계를 없애 실질적으로 차주에게 가는 몫을 늘리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복귀자에 대한 제재 절차는 계속해서 진행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시멘트 분야 운송사 33개와 화물차주 787명에게 업무개시명령서를 발부했다.

업무개시명령서를 받고도 운송을 재개하지 않은 화물차주를 확인하기 위한 현장조사 과정에서 이날까지 총 24명이 명령에 불응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는 지난 7일 미복귀 화물차주 1명을 경찰에 고발하고 지자체에 행정처분을 요청한 데 이어 이날 1명을 추가로 고발했다.

화물차 기사가 업무개시명령에 1차 불응하면 자격 정지 30일, 2차 불응하면 자격 취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더해 형사처벌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국토부는 업무개시명령 위반이 확인된 나머지 화물차 기사에 대한 법적 조치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과거 파업 철회 때처럼 고발을 취하하거나 제재 강도를 낮춰주는 일은 없다는 점도 밝혔다.



이날 국토부는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과 정부세종청사 등에서 열린 파업 결의대회 때 자동차 번호판을 떼어 목에 걸거나 들고서 참여한 34명을 고발 조치하기도 했다.

자동차관리법상 번호판은 시·도지사의 허가 없이 뗄 수 없고, 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국토부는 "앞으로도 집회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업을 종료한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오는 10일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안전운임제 사수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를 요구하던 목소리는 어느새 '사수'로 바뀌었다.



cho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