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경악할 북핵위협은 '핵사용 문턱 낮추기'"
한미 전문가, 美외교지에 '전술핵 위험' 공동기고
한국 재래무기 확충·한미동맹 응징력 강화 등 주문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올해 북한의 핵위협 중 가장 경악할 상황 전개는 새 전술핵 사용 원칙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과학자연맹(FAS)의 국방태세프로젝트 책임자인 애덤 마운츠와 김정섭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8일(현지시간) 미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에 "북한의 전술핵 문턱이 경악할 정도로 낮아졌다"는 제목의 공동 기고문을 냈다.
통상적으로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려는 이유와 관련해 두 가지 가설을 제시해왔다.
하나는 북한의 존립을 위협하는 공격에 직면한 경우 미국 본토에 대한 보복, 다른 하나는 한반도를 무력 통일하려는 공격의 일부인 핵위협이었다.
이번 기고문의 요지는 최근 몇 달 사이 행보를 보면 북한이 여기에 더해 제3의 원칙을 천명한 것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기고문은 세 번째 원칙이 "훨씬 더 광범위한 상황에서, 또한 훨씬 더 초기 갈등에서 핵 사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기고문이 제시한 근거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 4월 발언이다.
김 위원장은 당시 "적대세력들에 의해 지속되고 가증되는 핵위협을 포괄하는 모든 위험한 시도들과 위협적 행동들을 필요하다면 선제적으로 철저히 제압·분쇄하기 위하여 우리 혁명무력의 절대적 우세를 확고히 유지하고 부단히 상향시켜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선제 핵공격 가능성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불렀다.
기고문은 김 위원장의 후계자일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의 발언에도 주목했다.
김 부부장은 4월 초 담화에서 "전쟁초기에 주도권을 장악하고 타방의 전쟁의지를 소각하며 장기전을 막고 자기의 군사력을 보존하기 위해서 핵전투무력이 동원되게 된다"며 개전 때 핵무기를 동원할 가능성은 언급했다.
기고문은 "2022년 가장 경악할 전개는 북한이 핵탄두를 투발하는 데 무엇을 쓸지가 아니라 북한이 언제, 왜 그렇게 하려고 계획하는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씨 일가는 체제변화를 막을 아마도 최후 수단인 전략무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달리 전쟁 시작 때 전술무기가 사용돼 한반도에서 제한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기고문은 북한이 이제 핵무기를 공격에 대한 반격뿐만 아니라 제한적인 전쟁에서 이기는 데도 유용하다고 본다며 이 같은 개념은 작은 위기나 우발적으로 시작된 전쟁 등 어떠한 무력분쟁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의 전술핵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한국과 미국 정부가 태세와 계획을 상황에 맞게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뒤따랐다.
기고문은 "한미동맹은 북한의 새 원칙 때문에 제기된 상황악화 위험을 기존 개념이나 미국의 전략무기로 관리할 수 있을 가능성에 기댈 수 없다"며 "가장 중요한 역량은 한국을 공격에서 보호할 재래식 전력, 북한이 동맹을 갈라놓을 수 없음을 보여주는 정치적 응집력"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위협은 전례없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기고문은 북한이 올해 들어 11월 중순까지 쏜 탄도 미사일은 63발로 기존 연간 기록의 두 배를 넘어섰으며 여기에 포함된 ICBM 8발도 역대 최다라는 사실을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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