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원인 미궁 속 '카카오 장애사태' 발표…"조사 진행중"
온도 모니터링 오작동 여부도 미지수…"국과수, 문제의 배터리 수거해 조사중"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김주환 기자 = 정부가 6일 발표한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및 카카오·네이버 서비스 장애 사태 조사 결과에는 '화재 발생 원인'은 빠져 있었다. 많은 이들이 오랫동안 가장 궁금하게 여겨온 문제였지만 아직 구체적인 원인이 파악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방송통신위원회, 소방청과 함께 정부서울청사에서 한 브리핑에서 "화재 발생 직전까지 화재와 관련한 특이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화재 발생 후 가스 소화 장비가 작동했으나, 리튬이온 배터리 특성상 초기 진압에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문제의 리튬 이온 배터리에서 맨 처음 불이 난 원인에 대한 설명은 없었고, 곧바로 화재가 조기 진압되지 못하고 확산한 이유로 넘어갔다.
이 장관은 화재 원인에 대한 질문에 "화재 발생 원인은 소방청과 관계기관이 정밀 조사하고 있고, 결과가 나오는 대로 알려드리겠다"며 "과기부에서는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보다는 재발 방지 관점에서 봤다"고 답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발표 직후 취재진에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증거물인 배터리를 수거해 분석하고 있다"며 "이후 상황은 통보받지 못했고, 발표 시기도 특정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배터리 온도 상승을 감지하는 배터리 모니터링 시스템(BMS)의 정상 작동 여부도 쟁점이지만, 정부는 아직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이 장관은 브리핑에서 "당시 BMS가 가동 중이었으나, 불이 나기 전까지 온도는 정상 온도로 확인됐다"며 "온도 센서 하나만으로는 화재를 예방하기에 부족해 보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화재를 파악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과기부 관계자는 "불이 났음에도 BMS상의 배터리 온도는 20도 수준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었는데, BMS의 오작동 가능성도 있고 다른 원인으로 화재가 생겼을 수도 있다"고 했다.
앞서 지난 10월 15일 오후 3시 19분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지하 3층 배터리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현장에 설치된 CCTV에는 전기실 내 배터리에서 스파크가 일어난 뒤 화재가 발생하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화재로 건물 전력이 차단되면서 카카오[035720]와 네이버 등 입주 기업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했고, 카카오톡을 비롯한 카카오의 모든 서비스와 기능이 완전히 복구되기까지는 5일이 넘는 127시간 30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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