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집시소년 경찰 총 맞고 중태…분노한 시위대 거리 방화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그리스에서 5일(현지시간) 집시 소년이 경찰 총에 맞아 중태에 빠지면서 경찰을 규탄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일어났다.
AP,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밤 그리스 제2의 도시인 테살로니키에서는 1천500명 정도가 거리로 뛰쳐나와 경찰에게 돌과 화염병을 던지고 상점을 약탈했다.
경찰은 최루탄을 동원해 시위대에 맞섰다.
이들 시위대는 앞서 이날 새벽 16세 집시 소년이 테살로니키 주유소에서 트럭에 기름을 넣은 뒤 20유로(2만7천원)를 내지 않고 달아났다는 이유로 34세 경찰관이 그를 추격하다 머리에 총을 쏜 데 격분했다.
총에 맞은 소년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위중한 상태다.
경찰은 소년이 트럭을 몰고 가면서 신호를 위반하고 경찰이 탄 오토바이에 부딪히려 했으며, 이를 저지하려다 총격이 일어났다고 해명했다.
현장에서 총을 두발 쏜 것으로 알려진 경찰관은 직무 정지 상태로 조사를 받는 중이다.
그리스 수도인 아테네에서도 수백명이 거리로 몰려나가 경찰 총격을 규탄하는 평화 시위를 열었다.
이들 시위대는 "경찰은 그들이 집시라서 총을 쏜 것"이라고 적힌 팻말을 흔들었다.
그리스에서는 지난해에도 집시 청년이 경찰 총에 맞아 숨졌으며, 앞서 2008년에는 15살 소년이 경찰에 피격되면서 대대적 반정부 시위로 이어지기도 했다.
야당은 이번 시위를 주도하면서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최대 야권 동맹체인 급진좌파연합(Syriza)은 중도 우파인 정부가 경찰 과잉 대응을 통제하지 못했다면서 "사회는 경찰의 극단적 잔혹함이 조성한 공포 분위기를 더는 참을 수 없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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