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5번째 부국' 스웨덴마저 에너지난·인플레로 빈민문제 대두

입력 2022-12-06 10:11
수정 2022-12-06 10:12
'EU 5번째 부국' 스웨덴마저 에너지난·인플레로 빈민문제 대두

"빈곤층 대상으로 하는 슈퍼마켓 이용자 수, 10달 새 2배 증가"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유럽연합(EU)에서 5번째로 부유한 스웨덴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난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빈민 문제를 겪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은 스웨덴 내 월 소득이 1만1천200크로나(약 140만 원) 미만인 빈민층에 한해 시중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음식을 판매하는 슈퍼마켓 '마트미시오넨'(Matmissionen)의 사례를 예로 들었다.

이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요한 린데발은 마트미시오넨 회원이 1월 7천200명에서 10월 말 1만4천700명으로 늘었다면서 신규 회원의 40%가 자녀를 둔 가정이라고 밝혔다.

린데발은 "그 어느 때보다 회원이 많다"면서 "일부는 마트미시오넨 이용 자격은 부족하지만 다른 슈퍼마켓에서는 필요한 음식을 구매할 형편이 안 된다고 토로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난과 인플레이션에 직면한 스웨덴에서는 이 같은 슈퍼마켓을 필요로 하는 국민이 갈수록 늘고 있다.

가디언은 2월 개전 이후 최대 2배 가까이 오른 전기 요금 탓에 가계 소득이 큰 타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식료품 가격도 급등했다. 가격 비교 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스웨덴 내 버터, 육류, 치즈 가격은 각각 25%, 24%, 22%씩 올랐다.

가디언은 올 가을 기준 국민 8% 이상이 인플레이션에 취약한 계층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스웨덴 중앙 통계청은 1990년대 초반 스웨덴이 심각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렸을 당시 인구의 약 7%가 중위소득 60% 미만에 해당하는 상대적 빈곤층이었는데 올해는 그 비율이 14%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웨덴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 기준 EU에서 5번째로 부유한 회원국이자 빈민층을 지원하는 체계적 복지 제도를 갖춘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풍부한 친환경 에너지 덕분에 러시아 등에서 수입하는 천연가스 의존도가 매우 낮아 다른 국가에 비해 우크라이나 전쟁의 타격을 덜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음에도 빈민 증가 문제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린데발은 "스웨덴은 훌륭한 사회 안전망을 갖추고 있지만 갑작스럽게 발생한 큰 생활비 변화에는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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