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래세대 부담 커…세대별 부담 고려한 재정운용 필요"

입력 2022-12-06 09:30
수정 2022-12-06 13:51
"한국 미래세대 부담 커…세대별 부담 고려한 재정운용 필요"

코틀리코프 교수, 국민경제자문회의·KDI 국제콘퍼런스 연설

IMF 재정국장 "물가 안정 우선해 긴축적으로 재정 운용해야"



(세종=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우리나라 미래 세대의 재정부담이 큰 만큼 이를 고려해 재정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재정학자인 로런스 코틀리코프 미국 보스턴대 교수는 6일 국민경제자문회의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개최한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재정의 역할' 국제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콘퍼런스는 장단기 재정위험 요인, 물가 상승기의 재정정책, 재정의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코틀리코프 교수는 "현재 각 정부가 정책 수립 때 지침으로 삼는 단기적 총량 재정지표는 중장기 재정운용 관리 측면에서 불충분하다"며 재정격차와 세대 간 회계라는 지표를 통해 미래 세대의 재정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정격차는 모든 미래 지출과 수입을 현재가치로 환산해 그 차이를 살펴보는 지표다. 세대 간 회계는 재정격차에 기반해 현재의 젊은 세대와 미래 세대에게 남겨질 재정부담을 산출한다.

코틀리코프 교수는 "세대 간 회계분석에 따르면 미국·영국 등 여러 국가에서 고령화와 더불어 미래 세대가 짊어져야 하는 재정부담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한국에서도 미래 세대의 막대한 재정부담이 전망된 바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속가능한 재정 운용을 위해 중장기 재정 부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노년부양비(생산연령인구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는 올해 24.6명에서 2070년 100.6명으로 4.1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비토르 가스파르 국제통화기금(IMF) 재정국장은 정책의 우선순위를 물가 안정에 두고 통화·재정정책을 일관된 방향으로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물가에 따른 생계 위기와 에너지 가격 급등에 대한 대응을 위해 재정지원이 요구되지만, 물가 상승과 국가 채무 확대 속도, 경제기반 약화에 대한 시장 우려를 고려한다면 긴축적인 재정운용 유지가 요구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관된 방향의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조합이 물가 안정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재정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재정 준칙 도입과 보편적 과세 체계의 확립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고령화에 따른 복지 수요 확대로 재정의 지속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재정 준칙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안종석 가온조세정책연구소 대표는 극소수 최고 소득자에게만 중과세하는 현행 소득세 방식에서 탈피해 보편적 과세 체계를 확립하고 세수 기반을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인호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개회사에서 "그간 재정은 우리 경제 발전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해왔으나, 최근 재정을 둘러싼 여건이 매우 엄중하다"며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재정의 원칙을 세우고 재정개혁 등을 통해 재정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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