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국 주요 방산기업 매출 3.6% 증가…향후 전망도 탄탄"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보고서…한화·LIG, 팬데믹 중에도 '지속 성장' 평가
공급망 불안 여파 세계 방산시장 성장은 '주춤'…우크라전에 수요는 '껑충'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올해 대규모 수출계약을 성사시키며 주목을 받은 한국 주요 방산기업의 매출이 앞으로도 크게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5일(현지시간)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발간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100대 방산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린 4개 한국 방산업체의 작년 매출은 72억 달러(약 9조 3천528억 원)다. 전년보다 3.6% 증가했다.
이 가운데 50위에 이름을 올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매출이 전년 대비 7.6% 늘어난 26억 달러, 71위인 LIG넥스원은 11% 늘어난 16억 달러로, 한국의 전체 방산 매출 성장세를 견인했다고 SIPRI는 분석했다.
특히 "두 회사는 2021년 해외 판매가 늘어났고, 팬데믹 도중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했다"면서 "한화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올해 폴란드와 주요 무기 계약을 체결하면서 향후 수년간 무기 판매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100대 방산기업 전체 매출에서 한국 4개 업체의 비중은 1.2%로 나타났다.
미국은 51%, 중국 18%, 영국 6.8%, 프랑스 4.9% 등을 기록했고, 이스라엘 2.0%, 독일 1.6%, 일본 1.5% 등이었다.
다만 이는 100위 안에 든 기업만을 기준으로 집계한 수치여서 각국의 방산시장 점유율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SIPRI도 과거 발간한 보고서에서 2017∼2021년 세계 방산 수출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2.8%로 8위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미국, 러시아, 프랑스에 이어 세계 4대 방산 수출국 진입으로 방산 산업을 전략 산업화하고 방산 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며 '세계 4강 진입'을 목표로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 여파에 글로벌 방산시장의 전반적인 성장세는 다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SIPRI에 따르면 작년 100대 기업의 전체 매출은 5천920억 달러(약 769조 80억 원)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2015년 이후 7년 연속 증가세를 유지한 것이긴 하나, 팬데믹 이전인 2017∼2020년 평균 증가율(3.7%)의 반 토막 수준이다.
최대 무기 수출지역인 북미권 기업의 매출이 코로나19 관련 공급망 불안과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0.8% 감소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풀이된다.
올해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공급망 불안정을 심화하고 있어 더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SIPRI는 "러시아는 알루미늄, 구리, 강철, 티타늄 등 군사 장비 제조에 사용되는 원자재 수출국 중 하나여서 우크라이나 침공이 공급망 불안 문제를 가중했다"며 "무기 생산업체들은 원자재 조달을 위해 공급망을 재편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집중적으로 지원하면서 자체적인 수요가 급증했지만, 생산량이 이를 따라잡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도 내놨다.
SIPRI는 "무기 생산 증대는 시간이 걸리고 업체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의해 초래된 새로운 수요에 맞추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령 미국의 경우 10월 말 기준으로 우크라이나에 재블린 미사일을 총 8천500발 지원했으며, 이는 4년 치 생산량과 맞먹는 규모라고 SIPRI는 짚었다.
그러면서 "재블린 제조 합작사인 록히드마틴과 레이시온 테크놀로지는 연간 생산량을 현재의 2천100발에서 4천 발로 늘린다는 계획이지만, 생산 속도를 두 배 늘리려면 2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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