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업무개시' 불응 행정처분 돌입…화물연대는 취소 소송(종합2보)

입력 2022-12-05 21:52
정부, '업무개시' 불응 행정처분 돌입…화물연대는 취소 소송(종합2보)

시멘트 운송량 84%까지 회복…서울 주유소는 거의 10곳 중 1곳 품절

정부, 2차 업무개시명령 검토…원희룡 "불법과 타협하지 않을 것"



(서울·세종=연합뉴스) 박초롱 최평천 기자 =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시멘트 운송기사가 실제 복귀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업무 재개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 30일 이하 운행정지(1차 불응) 등 행정처분에 더해 형사처벌을 위한 고발 조치를 한다는 방침이다.

화물연대는 업무개시명령에 대해 처분 취소소송을 청구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도 개입을 요청했다.

◇ 업무개시 시한 지난 455명 개별 조사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업무에 복귀해야 하는 화물차 기사는 총 455명이다. 업무개시명령서를 우편으로 수령한 191명과 문자로 받은 264명이 대상이다.

이들의 업무 복귀 시한은 지난 4일 자정을 기해 종료됐기 때문에 월요일인 이날부터는 운송을 시작해야 한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화물차주가 업무개시명령서를 송달받으면 다음 날 자정까지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

지금까지 총 791명에게 업무개시명령서를 발부됐다.

업무 복귀 기한이 끝나는 화물차주들은 시간이 갈수록 더 늘어나게 된다.

국토부는 이날 현장조사를 마친 8개사에서는 화물차주가 대부분 업무에 복귀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현장 조사를 마무리한 뒤에는 지자체 행정처분 요청과 경찰 수사 의뢰 등의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지자체가 대상자의 소명을 듣는 기간을 고려하면 실제 처분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편 주소 오류나 수령 거부 등으로 명령서가 반송되면 공시 송달을 하고, 이후 업무 복귀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운행 정지 처분을 받은 화물 기사에게는 이후 업무개시명령을 다시 내리게 된다.





◇ 시멘트 운송량 평시 84%까지 회복

업무개시명령 발부 이후 물동량이 회복되고 있지만, 산업별 격차는 뚜렷하다.

항만 물동량이 2배로 늘고 시멘트 운송량도 회복 추세를 보이는 반면 정유·철강업계 피해는 확산하고 있다.

시멘트는 하루 동안 15만7천t이 운송돼 운송량이 평시(18만8천t)의 84%까지 회복됐다.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운송 횟수는 6천회로, 평시의 83% 수준이다.

시멘트 운송량 증가로 레미콘 생산량은 평시의 49%인 24만4천㎥까지 늘었다.

전국 12개 주요 항만의 일일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3만9천886TEU로 평시의 54% 정도였다.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반출입량이 2배 늘었다. 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를 뜻한다.

반출입 규모가 가장 큰 부산항의 반출입량은 2만8천309TEU로 평시의 62%로 올라왔다.

규모 2위인 인천항의 경우 반출입량이 평시의 94%로, 거의 정상화됐다.

김수상 국토부 교통물류실장은 "화물연대 비조합원뿐 아니라 조합원들도 다시 업무에 복귀하고 있는 것"이라며 "업무개시명령 효과가 분명히 있고 화물 기사들도 생업에 복귀해야 수입이 있어서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고가 품절된 주유소는 늘어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기름이 동난 주유소는 전국에서 96곳이었다.

서울이 35곳으로 가장 많고 경기 20곳, 강원 12곳, 충남 11곳 등이다. 서울은 거의 10곳 중 1곳 꼴로 품절 주유소가 나왔다.

철강의 경우 평시의 40∼50% 물량이 출하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6일 국무회의에서 추가 업무개시명령을 의결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정유·철강 부분에 대한 추가 명령을 언제든 발동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 정부 "타협 없다"…화물연대 "끝까지 투쟁"

국토부는 화물연대가 요구하는 안전운임제 품목 확대에 대해서 타협의 여지가 없다며 집단운송거부를 철회하고 국회에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날 부산신항에서 부두 운영사·운송업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화물연대의 조속한 복귀를 위해 정부가 계기를 마련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이번 기회에 다시는 잘못된 관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불법과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물연대는 "정부 여당은 대화를 거부하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매일같이 더 강한 탄압을 예고하며 협박에 나서고 있다"며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화물연대는 이날 소속 조합원 1명의 명의로 서울행정법원에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상대로 업무개시명령 처분 취소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소송을 제기한 조합원은 지난달 30일 운송사를 통해 문자메시지로 '업무개시명령'을 통보받았다.

화물연대는 이날까지 문자메시지로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조합원은 49명이고, 등기로 송달받은 조합원은 2명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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