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간 '年수출 7천억달러'의 꿈…15대품목 올해 증가폭 둔화
5개 품목은 1∼11월 수출액 마이너스 성장…10개는 증가폭 축소
작년 27% 성장했던 선박 올해 29%↓…반도체도 4.3% 증가 그쳐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올해 11월까지 15대 주요 수출품목 대부분의 누적 수출액이 작년보다는 성장했지만, 증가폭은 크게 둔화되면서 연간 수출액 7천억달러 돌파는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특히 선박, 무선통신 등 5개 품목은 작년 수출 실적을 밑도는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아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반도체, 선박, 자동차, 석유제품 등 15대 주요 수출품목의 누적 수출액은 4천906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4천559억달러)보다 7.6% 증가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지난해에는 15대 품목이 모두 전년 대비 성장했지만, 올해는 10개 품목만 수출이 늘고 나머지 5개 품목은 작년보다 쪼그라들었다.
특히 선박은 누적 수출액이 작년보다 26.8% 감소한 158억달러에 그쳤다.
선박은 지난해의 경우 1∼11월 수출액이 전년 대비 27.1% 성장하며 200억달러를 돌파했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8.8% 성장하며 174억달러에 달했던 무선통신 수출액도 올해는 8.0% 감소한 160억달러에 그쳤다.
작년에 14.2%의 성장률을 보였던 섬유(113억달러)는 올해 2.5% 감소했다.
가전(75억달러)과 컴퓨터(149억달러)도 지난해에는 20% 이상 성장했지만 올해는 5.4%와 1.5% 각각 감소했다.
올해 누적 수출액이 증가한 나머지 10개 품목도 지난해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축소됐다.
반도체는 지난달까지 1천202억달러를 수출하면서 4.3% 늘었지만, 28.4%의 성장률을 보였던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증가세가 크게 꺾였다.
올해 자동차 수출(487억달러)도 15.3% 성장했지만 작년(25.0%)보다 증가율이 10%포인트(p)가량 하락했다.
석유화학(0.7%)도 성장률이 50%p 가량 하락했고, 석유제품(70.0%)과 철강(8.7%)도 증가폭이 각각 14.5%p와 27.1%p 줄었다.
디스플레이는 지난해에는 20%가 넘게 성장했지만 올해는 2.8%에 그치며 증가세가 크게 둔화했다.
당초 우리나라는 지난해 역대 최대 수출 실적(6천445억달러)을 세우며 올해 연간 수출액 7천억달러대 진입을 기대했다.
그러나 전세계 경기 둔화로 하반기 들어 반도체 등 주력산업 수출 성장세가 꺾이면서 올해도 연간 수출액이 6천억달러대에 머물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무역협회는 올해 우리나라 연간 수출액을 작년보다 7.1% 늘어난 6천900억달러로 내다봤다.
지난달까지 누적 수출액이 6천291억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이 역시도 다소 높은 전망치다.
수출은 내년에도 계속해서 내리막을 탈 가능성이 높다.
무협은 코로나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영향이 다소 완화되겠지만, 미중 갈등의 지속과 2년간 누적된 대외여건 악화로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4.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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