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알바니아계 스위스 주장 자카, 또 '정치적 메시지' 논란
세르비아전 승리 뒤 코소보 국민 영웅 '자샤리' 유니폼 입어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스위스 축구 국가대표팀의 알바니아계 주장 그라니트 자카(30·아스널)가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스위스가 2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G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세르비아를 3-2로 꺾고 조 2위로 16강 진출을 확정한 뒤 논란이 발생했다.
자카가 '자샤리'라는 이름이 적힌 유니폼 상의를 입고 16강 진출 축하 세리머니에 참가한 것이다.
코소보 독립을 위해 투쟁한 코소보 해방군 창설자의 이름이 바로 아뎀 자샤리다. 코소보 수도 프리슈티나에 있는 국제공항의 명칭이 '프리슈티나 국제공항 아뎀 자샤리'일 정도로 코소보에선 국민적인 영웅으로 통한다.
자카의 부모는 지금은 독립한 코소보 출신이다. 자카가 코소보와 견원지간인 세르비아를 자극하기 위해 코소보의 국가적 영웅인 자샤리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입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코소보 축구협회는 공식 트위터에 해당 사진을 올린 뒤 "스위스가 세르비아를 꺾은 뒤 자카가 코소보의 국가적 영웅인 아뎀 자샤리에게 경의를 표했다"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자카는 이에 대해 대표팀의 후보 선수인 아르돈 자샤리를 위해 입은 것이라며 정치적인 의미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자카가 4년 전 월드컵에서도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골 세리머니로 논란을 빚은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자카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세르비아전에서 골을 넣은 뒤 양손을 겹쳐 '쌍두독수리' 모양을 만드는 세리머니를 했다.
쌍두독수리는 알바니아 국기에 그려진 상징물이다. 알바니아계 코소보인들은 쌍두독수리 국기로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고는 한다.
코소보는 세르비아 영토였으나 알바니아계 반군이 독립을 요구하면서 1998∼1999년 수천 명이 사망하는 참혹한 내전을 겪었다.
코소보는 2008년 독립을 선언했으나, 세르비아는 아직도 이를 인정하지 않으며 갈등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세르비아 대표팀은 지난 24일 브라질과 조별리그 1차전을 시작하기 전 라커룸에 코소보에 대한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깃발을 내걸었다가 국제축구연맹(FIFA)이 징계 절차에 착수하기도 했다.
깃발에는 코소보 지역이 세르비아의 일부로 표현돼 있고, '(우리 영토를) 내줄 수 없다'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자카는 이날 경기에서 후반전 때는 같은 대표팀 선수 아내와 불륜설에 휘말린 세르비아의 후보 골키퍼를 도발하는 몸짓을 취해 세르비아 벤치에 있던 선수들이 자카를 향해 단체로 달려들기도 했다.
dpa 통신은 FIFA가 자카의 일련의 행동에 대해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징계 결과에 따라 자카는 16강전 출전이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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