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첫 여성 지역본부장 김명희 "아프리카로 무조건 오라"
대륙 최대 한국 소비재 수출대전 개최…"미래의 세계 최대 시장"
(케이프타운=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우리 기업들은 무조건 아프리카 대륙에 와서 최소한 현지에 시장이 형성돼 있는지라도 알아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코트라(KOTRA) 60년 역사상 첫 여성 지역 본부장인 김명희(54) 아프리카 본부장의 말이다.
김 본부장은 1∼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연례 아프리카 최대 한국소비재 수출대전(K-라이프스타일 인 아프리카)을 개최한 것을 계기로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코트라는 전 세계 10개 지역 본부장을 두고 있는데 이 가운데 김 본부장이 여성으로서는 유일하다.
그는 불가리아 소피아 무역관장 부임 때도 다른 동료 여직원 2명과 함께 '첫 여성 무역관장' 타이틀을 가졌다.
그가 코트라에 근무한 27년 동안 코트라도 최근 입사 직원의 과반이 여성일 정도로 변화했다.
그는 "얼마 전에도 에티오피아 무역관장, 케냐 주재 직원 등 2명의 여자 후배가 아프리카에 부임했다"면서 자신에게 '선배님도 아프리카로 가셔서 왔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김 본부장은 당초 한 대기업에서도 여사원 공채 1기로 3년 넘게 일했지만 안정적 생활에도 불구하고 평생직장으로선 뭔가 허전해 그만뒀다.
이후 우연히 공사인 코트라의 신입사원 모집 공고를 보고 잦은 해외 근무에 도리어 운명 같은 매력을 느껴 입사했다.
프랑스어 석사 전공자로서 첫 무역관 활동을 파리에서 하고 이후 벨기에 브뤼셀, 소피아, 알제리 알제 등 지금까지 본사 근무 외에 총 6개국의 해외 임지를 거쳤다. 자신은 미지의 세계를 여러 곳 돌아다닐 때 비로소 긍정적인 에너지가 솟구치고 탐험을 즐기는 기질이 있다는 것을 나중에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한번은 케냐 무역관 출신 선배가 케냐를 워낙 좋게 말하길래 북아프리카 알제를 경험한 만큼 동아프리카 케냐를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면서 "이후 남아프리카까지 아우르는 커리어 플랜을 짜 아프리카 지역 전문가로서 꿈을 키우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케냐에 부임한 데 이어 올해 지난 8월 남아공 경제 중심 요하네스버그 무역관장 겸 지역 본부장으로 왔다. 10월에는 코트디부아르 출장까지 다녀와 프랑스어권 국가가 많은 서아프리카에 대한 이해도 넓혔다.
그는 그동안 틈틈이 학업도 병행해 단국대에서 아프리카 지역학 박사과정까지 수료한 상태다.
그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기업들이 아프리카에 와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면서 "아프리카는 우리 기업도 살고 경제 개발이 절실한 현지인도 살리는 윈윈의 장소"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중국이나 유럽 기업들과 비교해 한국 기업은 현지에 기술적 노하우를 잘 전수하고 한국 초청행사를 하면 워낙 조직적으로 잘해 방문하는 아프리카인을 친한파로 만드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례로 자신이 근무하던 알제에서 복합화력발전소 6기 신설 공사 입찰 중 5개를 한국 업체들이 따내면서 중국 업체를 제쳤다고 전했다.
그는 "대륙 내 자유무역협정(AfCFTA)까지 이미 발효한 아프리카는 블랙다이아몬드라는 신흥 흑인 중산층이 두꺼워지고 있고 미래의 세계 최대 시장으로서 제조업 현지 진출도 유망하다"면서 "지난 팬데믹 시기 공급망 혼란을 겪은 한국 기업들이 앞으로 자원 등 공급망 다변화 차원에서라도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기회의 땅"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 기업 단독으로는 아직 아프리카 경험이 일천한 만큼 유럽 기업 등과 협업해 사업을 시작하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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