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법원, 40년 전 아내 살해한 남편에 징역 24년 선고
미궁에 빠진 사건, 디오스트레일리안 팟캐스트 인기에 재수사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호주 법원이 40년 전 아내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크리스토퍼 도슨(74)에게 징역 24년 형을 선고했다고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 등 현지 언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사우스웨일스(NSW) 최고법원의 이언 해리슨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도슨은 아내를 살해했음에도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고 36년간 지역사회에서 삶을 누렸다"라며 "그는 범죄의 책임을 부인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얻었다"라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은 도슨이 92세가 되는 2040년에야 가석방 자격을 얻게 된다며 그가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도슨은 1982년 1월 그의 아내 리넷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리넷은 도슨과 1970년 결혼했지만 1982년 1월 갑자기 실종됐다. 주위에서는 도슨이 리넷을 살해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도슨은 아내가 광신적 종교집단에 들어가기 위해 당시 네 살, 두 살인 두 딸을 버리고 집을 나갔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땅에 묻혀 있던 리넷의 옷가지를 발견했지만 끝내 시신은 발견하지 못했고,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도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도슨은 1984년 자신의 제자이자 리넷이 베이비시터로 고용했던 'JC'로 불리는 여성과 재혼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1990년 이혼했고, 이후 JC는 경찰에 도슨이 리넷을 죽였다고 신고했다. 경찰의 재수사가 진행됐지만 도슨은 이번에도 증거 부족으로 기소되지 않았다.
미궁에 빠졌던 사건은 2018년 5월 팟캐스트에 의해 재부상했다.
디오스트레일리안은 팟캐스트 '더 티처스 펫'(The Teacher's Pet)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이 사건을 다뤘고 5천만 번 이상 다운로드되며 크게 흥행했다. 또 사건에 대한 다양한 증거와 증언들이 쏟아졌다.
NSW 경찰은 재수사에 착수했고 2018년 12월 도슨을 살해 혐의로 체포했다. 호주 법률은 경범죄를 제외한 대부분의 범죄에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는다.
지난 8월 NSW 최고법원은 도슨이 JC와 바람을 피웠고 이혼 시 위자료를 주지 않으려고 리넷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했다고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리넷이 아이들을 무척 사랑했기 때문에 그가 집을 나갔을 가능성이 매우 낮으며, JC와 도슨의 관계를 볼 때 도슨이 리넷을 살해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검찰의 주장은 "설득력 있다"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이날 재판부는 도슨에게 24년 형을 선고했다.
재판부의 판단에 도슨의 변호사는 팟캐스트의 인기로 도슨이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했다며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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