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기밀문서에 담긴 전쟁 청사진…"우크라 10일만에 점령"

입력 2022-12-02 10:35
러 기밀문서에 담긴 전쟁 청사진…"우크라 10일만에 점령"

英싱크탱크 입수…"푸틴이 승인한 침공 사전 계획 문서"

"발전소 등 주요 시설 점령, 지도부 살해·주민 편입 등 계획"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러시아가 애초 우크라이나 침공 10일 만에 점령을 마치고 일찌감치 전쟁을 승리로 이끈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승인한 우크라이나 침공 사전 계획이 담긴 러시아 기밀문서를 확보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문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당초 우크라이나를 침공 10일 만에 점령하고, 올해 8월까지 합병할 완료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발전소, 비행장, 수도시설, 중앙은행, 의회 등을 최우선으로 장악하고자 했다고 한다.

RUSI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군사시설에 대한 대규모 미사일 타격과 공습으로 침공을 개시한다는 계획이었다"며 "발전소나 철도와 같은 주요 기반시설은 우크라이나 점령의 핵심이기 때문에 공격 목표로 삼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서에는 우크라이나 고위층 제거 모의도 담겼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관료를 '살해 대상', '협박 대상', '협력 장려 대상', '협력자' 등 4개 기준으로 나눠 명단을 작성했으며, 이 '데스노트'에 오른 수뇌부 인사들은 러시아 특수부대가 맡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우크라이나 각 지역 주지사와 지방 정부에 협조를 강제하고,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지방 정부 관리를 체포하는 등 역할 분배도 이뤄져 있다.

또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집집마다 찾아다니거나 '여과 캠프'(filtration camp) 운영을 통해 러시아로 편입시키려 했다는 정황도 이 문건으로 확인됐다.

여과 캠프는 1990년대 말 체첸 전쟁 당시 반군을 찾아내기 위해 러시아군 등이 운영한 시설로 '여과 수용소', '정화 캠프'로도 불리며 민간인에 대한 구타·고문으로 악명높았다.

또 러시아는 러시아에서 교사와 공무원을 데려와 우크라이나 국민을 '재교육'하려 했다고 RUSI는 전했다.

RUSI는 러시아 관리 중 소수만이 이 계획을 알고 있었다며 "러시아군 부대장들도 본격적인 침공이 시작되기 며칠 전까지도 이 계획을 몰랐으며, 전술 부대는 침공이 개시되기 몇 시간 전에야 관련 명령을 받았다"고 부연했다.

di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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