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일본 열도 스페인 꺾고 16강 진출에 '역사적 승리' 열광
기시다 총리, 대표팀 감독에게 전화…"국민이 용기와 기운 얻어"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일본 축구 대표팀이 2일 '무적함대' 스페인에 역전승을 거두며 '조 1위'로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에 진출하자 일본 열도는 역사적 승리라며 열광했다.
이날 오전 4시(일본 시간)라는 이른 시간에 시작한 경기였지만 많은 팬이 일본 각지에서 단체 응원을 하거나 새벽에 집에서 TV를 보며 일본 대표팀에게 힘을 보탰다.
NHK 등에 따르면 도쿄 번화가인 시부야에서는 이날 이른 아침 음식점 등에서 경기를 보던 많은 팬이 승리가 확정되자 시부야의 명소인 대형 건널목 시부야역 앞 스크램블 교차로 주변에 모여 환호하며 승리를 축하했다.
20세 대학생은 "전반은 어려운 경기였지만 역전해 줄 것으로 믿고 응원했다"며 "동점이 된 뒤 바로 역전했을 때 감동했다"고 말했다.
스크램블 교차로 주변에 많은 팬이 모여 혼잡해지자 경찰관들이 시민들에게 안전 통행을 당부하기도 했다.
도쿄 도심의 시바공원에서도 약 420명이 대형 스크린으로 시합을 단체 관람했다.
일본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나온 팬들은 일본팀이 후반 연거푸 2골을 넣자 모두 자리에서 뛰어올라 환호했다.
한 팬은 "오랜만에 전 일본이 하나로 분위기가 고조된 것 같다"며 기뻐했다.
일본 대표팀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과 주장 요시다 마야의 고향 나가사키시에서는 70여 명의 팬이 시민회관에 모여 지역 출신 선수와 감독을 응원했다.
경기 전반 스페인에 선제골을 허용하자 한숨이 나왔으나 후반 교체 투입된 도안 리쓰의 동점 골이 나자 팬들은 손뼉을 치며 기뻐했다.
이어 3분 뒤 다나카 아오의 역전 골이 나오자 회관에서는 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단체 응원 대신 집에서 TV로 경기를 보던 팬들도 역전 골이 터지자 새벽임에도 승리의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함성을 지르기도 했다.
도쿄 아파트에 사는 한 한국인은 "새벽에 함성이 들려 잠에서 깼다"며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싫어하는 일본인들이 새벽에 큰 소리를 내는 것은 아주 이례적이었다"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모리야스 감독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승리를 축하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도 아침 일찍부터 관전했지만, 역사적인 승리를 거둔 것에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모리야스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국민이 용기와 기운을 얻었다. 진심으로 승리를 축하한다'고 전했다"며 "모리야스 감독은 '일본의 모든 이들에게 용기와 기운을 전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대답했다"고 통화 내용을 소개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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