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무역수지 8개월 연속 적자에 물류난까지, 대화로 조속 해결을

입력 2022-12-01 16:56
[연합시론] 무역수지 8개월 연속 적자에 물류난까지, 대화로 조속 해결을



(서울=연합뉴스) 우리나라의 11월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해 25년 만에 처음으로 8개월 연속 적자를 보였다. 갑자기 찾아든 한파처럼 우리의 몸과 마음을 움츠리게 하는 소식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11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603억3천만달러)보다 14.0% 감소한 519억1천만달러로 집계된 반면 수입액은 전년 동월 대비 2.7% 늘어난 589억3천만달러를 기록해 무역수지가 70억1천만달러(약 9조1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지난 4월부터 8개월 연속 적자 행진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처럼 지속적인 연속 적자는 1995년 1월∼1997년 5월 연속 적자 이후 25년여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산업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주요국 통화 긴축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와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며 "지난해 11월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나라의 수출액이 10월, 11월 두 달 연속 줄어드는가 하면 그동안 무역흑자의 대부분을 산출했던 대(對)중국 무역수지가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게 우려스럽다. 지난 10월 수출액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5.7% 줄어 2020년 10월 이후 2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고, 이어 11월엔 두 자릿수인 14.0%나 급감했다. 이는 한국 수출의 대표 품목인 반도체 부문에서 실적이 30%가량 감소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중국 무역수지의 경우 11월 수출이 작년보다 25.5% 감소한 113억8천만달러, 수입은 11.1% 줄어든 121억4천만달러를 기록해 7억6천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올해 대중국 무역수지는 5∼8월 연속 적자를 나타내다 9월에 잠시 흑자로 반전했지만, 10월부터 재차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이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봉쇄 조치가 장기화하면서 반도체, 일반기계, 석유화학 등 대다수 품목의 수출이 감소한 탓이라고 한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세계 경기 둔화로 제품가격이 하락한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 등의 수출이 줄며 11월 전체 수출이 감소했다"면서 "주력 시장과 산업별 맞춤형 수출 전략과 무역금융, 마케팅을 확대하고 부처·기관별 수출지원협의회를 구성해 전 부처의 수출 지원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 화물연대 총파업은 이날 8일째에 접어들면서 물류난으로 인한 산업계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휘발유 공급 차질로 인한 주유대란 가능성도 드러나면서 정부가 시멘트 운송을 거부한 차주뿐만 아니라 유조차로 업무개시명령을 확대하는 방안 검토에도 들어갔다. 더욱이 철도노조가 사측과의 교섭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2일부터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비록 철도는 관련 법령상 파업에도 일정 수준의 인원은 근무해야 하지만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열차 운행 횟수가 여객열차는 30∼40%가량, 화물열차는 60% 이상 감축이 불가피하다고 한다. 그 경우 물류 운송 막힘 현상이 가중되고 수도권 전철 전동열차와 KTX 감축 운행 등으로 인한 시민 불편, 교통혼잡 상황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출이 경제성장 엔진 격인 우리나라에서 무역수지는 8개월 연속 적자인데 국내에서는 노사대립으로 인한 물류난으로 산업계와 수출 전선에 악영향을 미치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그나마 서울지하철 파업이 임금·단체협약 협상 타결로 하루 만에 종료된 것은 다행이다. 화물연대 파업사태도 쟁점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고 어려운 경제 현실을 반영해 조속히 종료되길 기대한다. 우리 경제는 지금 복합위기로 인해 비상하게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있다. '집에 불이 나면 먼저 불부터 끄는 심정'으로 정부와 노동계가 대화를 이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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