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측근, 자국 떠나는 '러시아판 구글' 합류 위해 사임
쿠드린 회계감사원장 사임안 승인…우크라 침공후 사임한 최고위급 관료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고위 관료가 러시아와 결별을 준비 중인 '러시아판 구글' 얀덱스 합류를 위해 사임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상원은 이날 회의에서 알렉세이 쿠드린 연방 회계감사원장의 사임을 승인했다.
쿠드린은 2000~2011년 재무장관을 맡는 등 약 25년에 걸친 공직 경력 중 대부분의 기간에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으며, 러시아 내 몇 안 되는 자유주의 성향 경제관료로 분류된다. 그는 2018년부터 연방 회계감사원장을 맡아왔다.
로이터는 그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사임한 최고위급 관료라고 전했다.
쿠드린은 사임 후 러시아의 대표적 정보기술(IT) 업체인 얀덱스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지금도 비공식적으로 얀덱스 업무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사임은 나의 결정이었다. 인생에서 새로운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찾고 있다"며 "큰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아직 자리를 선택하지 않았다. 다음 계획 전에 휴식이 필요하다"며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지난 24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얀덱스가 서방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핵심 신사업의 해외 이전을 추진하는 등 러시아와 결별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얀덱스는 자율주행과 머신러닝, 클라우드 서비스 등 신사업을 국외로 이전하고, 검색 서비스와 음식 배달 등 기존 사업은 러시아 기업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드린 역시 이 같은 구상을 지지하고 있으나,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러시아 정부의 인가 및 주주의 동의가 필요하다. 최근 현지 매체에서는 쿠드린이 이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푸틴 대통령과 만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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