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로이드 주사, 퇴행성관절염 악화"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퇴행성관절염의 통증을 가라앉히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 주사는 관절염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2건의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시카고에서 열린 북미 영상의학 학회(RSNA: Radiological Society of North America)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이 두 연구는 퇴행성관절염 치료에 사용되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주사와 히알루론산(hyaluronic acid) 주사가 관절염의 진행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 분석했다.
첫 번째 연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 의대 영상의학 전문의 우파사나 우파디아이 박사 연구팀이 무릎 퇴행성관절염 환자 210명을 대상으로 2년에 걸쳐 진행했다.
이 중 70명은 관절 내 주사 치료를 받았다. 44명에게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 26명에게는 히알루론산을 주사했다. 나머지 140명은 주사 치료를 받지 않았다.
주사 치료를 받은 실험군과 받지 않은 대조군은 연령, 성별, 체중, 통증 점수, 신체활동 점수, 관절염의 중증도가 매치되도록 했다.
연구팀은 주사 치료를 시작할 때와 2년 후 MRI 스캔을 통해 반월판(meniscus), 골수 병변(bone marrow lession), 연골, 관절 삼출액(joint effusion), 인대의 상태를 평가했다.
그 결과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주사는 무릎 관절염의 전체적인 진행과 상당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측 반월판, 외측 연골, 내측 연골 병변의 진행이 두드러졌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은 그룹은 히알루론산 주사를 맞거나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은 그룹보다 골관절염이 상당히 진행돼 있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특히 골관절염의 특징인 내측 관절강(medial joint space)이 좁아져 있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히알루론산 주사는 관절염의 진행과 큰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치료를 전혀 받지 않은 대조군보다는 관절염, 특히 골수 병변의 진행이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주사와 히알루론산 주사는 모두 무릎 관절염의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되지만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주사는 2년 후 관절염의 상당한 진행과 연관이 있음을 이 임상시험 결과는 보여주고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따라서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반면 히알루론산 주사는 증상 완화와 함께 관절염의 진행을 늦추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추가적인 관절염 관리 효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한편 시카고의 로절린드 프랭클린 대학 의과대학원 연구팀이 진행한 두 번째 연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무릎 관절염 환자 150명을 3그룹으로 나누어 50명에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또 다른 50명에게는 히알루론산을 3년에 걸쳐 주사하고 나머지 50명에게는 주사 치료를 하지 않았다.
이들 3그룹은 성별, 체중, 관절염 중증도가 매치되도록 했다.
연구팀은 임상시험 시작 때와 2년 후 X선 영상을 통해 관절강 협착, 골주(bone spur) 형성, 관절 주변 골 비대(bone thickening) 상태를 평가했다.
그 결과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주사 그룹은 히알루론산 주사 그룹이나 주사 치료를 받지 않은 그룹보다 관절염이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주사는 염증을 가라앉혀 통증을 완화하고 히알루론산 주사는 윤활 작용을 통해 연골을 부드럽게 하고 연골에 영양을 공급한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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