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바이오 파운드리' 구축해 합성생물학 육성한다
2024년 구축해 인공세포 만드는 핵심인프라로 운영…"개발속도 5배 향상 기대"
이종호 과기정통 장관, CJ제일제당서 '국가 합성생물학 이니셔티브' 발표
(서울=연합뉴스) 문다영 기자 = 바이오 분야 판도를 바꿀 전략기술인 '합성생물학' 육성을 위해 핵심 기반 시설인 바이오 파운드리를 국가 주도로 구축한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9일 경기 수원 광교 CJ제일제당을 방문, 이곳에 구축한 바이오 파운드리 시설을 살펴보고서 이런 내용의 '국가 합성생물학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합성생물학은 생명과학에 공학 기술개념을 도입해 인공으로 생명체 구성요소·시스템을 설계·제작·합성하는 분야다. 디지털·인공지능(AI) 기술 등과 결합해 다양한 산업에 막대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바이오 분야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의 핵심기술로 부상했다.
정부는 2024년부터 '국가 바이오 파운드리'를 구축해 인공세포 설계-제작이 가능한 세계 최고 수준의 코어 인프라로 운영할 계획이다.
바이오 파운드리란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합성생물학 모든 과정을 표준화·고속화·자동화한 인프라로, 유용한 인공세포나 바이오 소재를 개발·생산할 수 있다.
모더나사의 코로나19 백신은 대중에게 최근 가장 잘 알려진 바이오 파운드리 활용 사례다. 합성생물 분야 기업인 징코바이오웍스(Ginkgo Bioworks)는 바이오 파운드리를 활용해 대량으로 균주를 생산해 모더나에 제공했다.
과기정통부는 국가 바이오 파운드리가 구축되면 합성생물학 연구·개발 속도를 5배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국가 바이오 파운드리가 착근하면 농식품·해양·첨단신약·에너지 등 산업 분야별로 특화된 공공 바이오 파운드리를 구축하고, 인프라 구축 노하우를 민간에도 전수한다.
과기정통부는 바이오헬스, 화학, 환경 등 기존 산업에서 구축된 바이오 파운드리를 통해 합성생물학 기반의 제조공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바이오 파운드리를 활용한 예비 창업가와 혁신적 스타트업을 발굴해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바이오 파운드리와 관련한 민간 투자를 촉진하도록 내년 중 가칭 '합성생물학 연구진흥 및 지원에 관한 법률'도 발의할 예정이다.
바이오 파운드리 공정관리 등 산업계 인력을 적기에 공급하고자 이론교육과 현장실습을 통합한 교육 프로그램 과정을 운영하는 동시에,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합성생물학 전문대학원을 신설하고 융복합 교육과정을 개발해 합성생물학 전문인력을 2030년까지 1천 명 양성한다.
이 밖에도 과기정통부는 합성생물학 분야에서 기술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6대 초격차 전략 분야를 선정해 지원하기로 했다. 후보군에는 'DNA/RNA 디자인', '대사경로 설계', '미생물 기반 화학소재', '단백질 설계', '동물세포 기반 백신, 치료제' 등이 언급됐다.
정부는 6대 분야별로 거점 연구기관을 육성하고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한편, 민간 주도 협력기구인 '한국 합성생물학 발전협의회' 등을 통해 합성생물학 육성·발전 체계를 마련하고 주요국별 협력 거점을 확보한다. 합성생물학 기술개발과 산업화 등 혁신을 촉진하는 진흥법도 제정할 계획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 9월 발표한 '국가 생명공학·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에서 합성생물학이 10년 내 석유화학을 비롯한 기존 제조 산업의 3분의 1 이상을 대체하리라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정부도 12대 전략기술 중 하나로 선정한 '첨단바이오' 가운데 중점기술로 합성생물학을 선정해 육성 방안을 제시하게 됐다고 과기정통부는 설명했다.
국가 합성생물학 이니셔티브의 구체적 내용은 다음 달 6일 열리는 생명공학종합정책심의회에서 확정·공개된다.
한편 CJ제일제당은 "식품 회사지만 바이오 회사이기도 하다. 전체 매출 3분의 1은 바이오 분야에서 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합성생물학 기술을 활용해 천연 단맛과 신맛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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