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부상' 칸 파키스탄 전 총리, 집회현장 복귀…"끝까지 투쟁"
피격 3주만에 대중 앞 '반정부' 연설…"소속 정당 모든 의원 사퇴"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이달 초 유세 도중 총격을 받은 임란 칸 파키스탄 전 총리가 집회 현장으로 복귀, 대정부 투쟁 지속을 다짐했다고 돈(DAWN) 등 파키스탄 매체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칸 전 총리는 전날 밤 수도 이슬라마바드 인근 도시 라왈핀디에서 수만 명의 지지자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방탄유리 뒤 의자에 앉은 채로 마이크를 잡은 그는 "가까이에서 죽음에 직면했다"며 지난 3일 총격 상황부터 언급했다.
이어 "내 목숨보다 파키스탄의 자유가 더 걱정된다"며 "마지막 피 한 방울이 다할 때까지 나라를 위해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칸 전 총리가 피격 이후 군중 앞에서 연설한 것은 약 3주 만에 처음이다.
그는 지난 3일 펀자브주 와지라바드 지역에서 유세 트럭을 타고 집회하던 도중 괴한이 쏜 총에 다리를 맞아 수술을 받았다.
당시 그는 조기 총선과 셰바즈 샤리프 현 총리의 퇴진 등을 요구하며 이슬라마바드로 향하는 행진 시위를 이끌고 있었다.
크리켓 스타 출신으로 2018년부터 정권을 이끈 칸 전 총리는 앞서 지난 4월 의회 불신임으로 퇴출당한 상태다.
칸 전 총리는 이번 연설에서 자신이 이끄는 야당 파키스탄정의운동(PTI) 소속 모든 의원이 연방 및 주 의회에서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PTI 소속 연방의회 하원의원은 4월 의회 불신임 때 사임 의사를 밝혔으나 펀자브주 등의 주 의원은 여전히 활동해왔다.
PTI는 342석의 연방의회 하원에서 가장 많은 141석을 갖고 있다. 현 정부는 PTI보다 의석 수가 적은 여러 정당 간 연정으로 구성된 상태다.
파키스탄의 총선은 내년 하반기로 예정됐으며 칸 전 총리는 이번 PTI 의원 사퇴를 통해 조기 총선에 대한 압박 강도를 더 높인 것이다.
칸 전 총리는 "PTI는 부패한 현재의 이 정치 시스템에서 벗어날 것"이라며 향후 총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이슬라마바드로 진입하는 행진 시위는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칸 전 총리는 "무정부 상태가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국가에 대혼란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계 실세'인 군부의 비호 아래 총리가 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군부와 완전히 갈라선 후 대립하고 있다. 자신의 총리직 퇴출에 샤리프 총리의 음모와 미국 등 외세의 개입 등이 작용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특히 이번 총격 사건 후에는 암살 시도의 배후로 샤리프 총리, 라나 사나울라 내무부 장관, 파이살 나시르 정보국(ISI) 국장 등을 꼽기도 했다. 정보국은 군이 직접 통제하는 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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