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상폐로 위메이드 사업도 '휘청'…P2E 게임에 직격탄
가상화폐 가격·주가 폭락…위믹스 생태계 확장에 악재
(성남=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가상화폐 '위믹스'(WEMIX)가 국내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상장폐지(거래지원 종료) 결정을 받으면서 그간 위메이드[112040]가 추진해온 블록체인 사업에 적신호가 켜졌다.
25일 오후 1시 기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거래되는 위믹스 가격은 711원으로, 상장폐지 소식이 전해지기 전인 전날 오후 7시30분 이전 2천350원 대비 69.7% 폭락했다.
시가총액은 코인마켓캡 기준 하루 만에 3천500억 원가량이 증발하는 등 투자자들의 손실이 큰 상황이다.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위메이드와 계열사 위메이드맥스·위메이드플레이 주가는 개장 초반부터 급락, 이날 오후까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하한가 또는 하한가에 가까운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이날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 상장사긴 하지만 사업과 운영은 글로벌로 축이 옮겨졌다"며 상폐가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또 위믹스 상폐 결정을 내린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닥사·DAXA) 소속 거래소를 상대로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게임 업계에서는 이번 상장 폐지 사태로 위메이드가 입을 타격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위메이드는 그간 여러 국내외 기업 투자와 파트너십 체결로 위믹스 생태계 몸집을 불려왔는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파트너사들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회사 존립을 위태롭게 하진 않겠지만, 이미지에 심한 손상을 입은 만큼 당분간 블록체인 사업 확대에 난관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P2E(Play to Earn·플레이로 돈 벌기) 게임 경제의 근간이 되는 가상화폐의 가치가 폭락하면 수익을 염두에 두고 게임을 하던 플레이어들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위메이드의 '미르4' 글로벌판 이용자들이 모이는 커뮤니티에는 "거래소에 내놓은 게임 대체불가토큰(NFT)을 누가 위믹스 폭락 이후 헐값에 쓸어 담았다", "채산성이 떨어져 게임을 접어야겠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위메이드가 내년 1분기까지 위믹스 플랫폼에 100개 게임을 온보딩(연동)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황에서 위믹스 상폐는 이들 게임 흥행에도 악재가 될 전망이다.
다른 게임사가 발행한 가상화폐도 전날 위믹스 상폐 소식이 전해진 직후 가격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넷마블[251270]의 마브렉스(MBX)는 24시간 전 대비 9%, 카카오게임즈[293490]의 보라(BORA)는 7% 가까이 떨어졌고 네오위즈홀딩스[042420]의 '네오핀'도 5%가량 하락했다.
이는 위메이드의 위믹스가 철퇴를 맞으면서 게임사가 자체 발행한 가상화폐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블록체인 기반 P2E 게임이나 메타버스를 개발·운영하는 다른 회사들도 위믹스 상장폐지 사태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게임사 관계자는 "추진 중인 P2E 게임 사업과 위믹스가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면서도 "위메이드가 해당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에 있다 보니 관심을 두고 상황 전개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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