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등 산업계, 화물연대 파업 피해 호소…"즉각 중단해야"(종합)
경총·자동차·철강·석유협회 등 노동계 총파업 관련 공동성명
시멘트협회 "생산 정상이지만 출하 급감"…석유협회 "주유소 기름 떨어져"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시멘트,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업계 등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 총파업 이틀째인 25일 공동으로 파업 중단을 촉구하고 정부에도 업무개시명령 등을 통한 물류 정상화를 주문했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직격탄을 맞은 업종들은 심각한 피해가 우려된다며 조속한 정상화를 거듭 호소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한국시멘트협회,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철강협회, 한국석유화학협회, 한국해운협회 등 30개 주요 업종별 협회·단체들은 이날 오후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계 총파업에 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공동성명서를 통해 "정부와 기업은 물론 국민들이 하나로 단합해 위기를 극복해야 할 시점에 산업 물류를 볼모로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겠다는 화물연대의 투쟁에 공감할 국민은 거의 없다"며 "화물연대는 집단운송거부를 즉각 중단하고 운송에 복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정부가 물류 대란으로 발생하는 막대한 파급 효과를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 업무개시명령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물류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배판술 시멘트협회 전무는 "현재까지 시멘트 생산은 정상적이지만, 평소의 10%만 출하되고 있다"며 "시멘트 업계 피해뿐 아니라 건설 등 연관 산업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영무 해운협회 상근부회장은 "하루 수출입 물자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2억달러에 달하는데 운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부산항의 컨테이너 반·출입이 중단되면 세계 화주들로부터 외면받게 되고 중국의 주변항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동창 대한석유협회 상근부회장은 "주유소가 정유업계와 협의해 재고를 많이 확보했지만, (파업이) 장기화하면 자동차도 못 움직이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우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부회장은 "파업으로 기업 실적이 안 좋아지면 기업이 1차 피해를 보지만, 우리나라 주식 투자자 1천400만 명도 피해를 본다"며 "회사 가치가 떨어지면 주가도 내려가기 때문에 국민 전체가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영만 철강협회 상근부회장은 경기 침체 상황에서 철강 사업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강남훈 자동차협회 회장은 수출에 차질이 불가피하고 전국 1만3천여 개의 부품 업체들의 생계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산업계는 민주노총 산하 서울교통공사노조와 철도노조 등 노동계의 총파업 계획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부회장은 "누구보다도 먼저 경제위기 극복에 앞장서야 할 공공분야 노조들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대규모 집회를 주도하는 것에 국민적 우려가 매우 크다"며 "공공분야 노조들이 노조법 개정 등 정부 정책과 입법 관련 요구사항을 내세우면서 사실상 '정치 파업'이자 불법 파업을 한다"고 비판했다.
불법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을 금지하고 하청기업 노조 등이 원청기업과 교섭할 수 있도록 노조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노동계의 요구도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노동계의 불법에 대한 용인과 정부의 미온적 대처는 노사 관계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라며 "정부가 이번 파업에서 불법 행위가 발생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고 신속하게 대처해 산업현장의 법치주의를 바로 세우는 초석을 놓아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화물연대가 전날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전국 주요 항만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급감하는 등 물류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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