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감염자 역대 최다 중국, 올봄 '팬데믹'과 다른 점은

입력 2022-11-24 13:27
수정 2022-11-24 16:24
신규 감염자 역대 최다 중국, 올봄 '팬데믹'과 다른 점은

중국 전역서 광범위 확산…극단적 도시 전면 봉쇄는 없어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역대 최다 신규 감염자가 발생한 최근 중국의 코로나19 확산과 대응은 종전과는 여러 면에서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24일 중국 방역 당국에 따르면 전날 중국 본토 신규 감염자는 2만9천754명으로, 2019년 12월 후베이성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최초 발생한 이래 3년 만에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 4월 13일 기록했던 종전 최고치(2만8천973명)보다 781명이 더 많았다.

최근 중국 코로나19 재유행의 가장 큰 특징은 확산 지역이 광범위하다는 점이다.

4월 13일 중국 신규 감염자는 상하이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당시 상하이 감염자(2만7천605명)가 중국 전체 감염자의 95%를 차지했다.

당시 지린(785명), 광시(129명), 광둥(66명), 장쑤(53명) 등이 뒤를 이었지만, 상하이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적었다.

반면 전날 신규 감염자는 광둥과 충칭이 8천명 안팎에 달하고, 베이징과 쓰촨, 산시도 1천명이 넘었으며 신장, 허베이, 간쑤도 900명대를 유지했다.

중원과 남방, 서부, 동부 등 중국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한 것이다.

4월에는 중국 전역의 의료진이 대거 상하이와 지린에 파견돼 지원했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는 실정이다.

중국 국가질병통제국 관계자는 지난 22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의 확산 범위가 넓어 3년 만에 가장 심각하고 복잡한 상황"이라며 "방역 인력과 자원이 부족, 예방과 통제가 어렵다"고 밝혔다.

보건 전문가들이 올해 겨울 코로나19와 유행성 독감이 함께 유행하는 '트윈데믹' 발생 가능성을 경고한 가운데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당국의 코로나19 대응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베이징과 선양, 광저우, 충칭 등이 최근 코로나19 발생 지역에 대한 봉쇄형 방역에 나섰지만, 도시 전면 봉쇄라는 올해 봄과 같은 극단적인 조처는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28일 도시를 전면 봉쇄한 상하이의 당시 하루 신규 감염자는 2천 명대였다.

이보다 앞서 3월 11일과 24일 각각 도시를 봉쇄한 지린성 창춘과 랴오닝성 선양의 봉쇄 당시 하루 신규 감염자는 수십 명에 불과했다.

중국의 '경제 수도' 상하이와 자동차 산업 거점 창춘이 두 달여간 봉쇄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차질을 빚고, 중국 경제도 큰 충격을 받았다.

이런 코로나19 대응 변화는 지난 10일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재한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가 정밀 방역을 강조하며 '20가지 방역 최적화 조처' 발표한 이후 나타났다.

이전에도 중국 국무원과 리커창 총리가 여러 차례 "경제를 망쳐서는 안 된다"며 과도한 방역 자제를 지시했으나 지방정부들은 코로나19가 발생하면 도시나 도심을 봉쇄하는 등 고강도 방역을 고수해왔다.

'정밀 방역'이 국가 최고 지도자인 시 주석의 의중인 것이 확인되고, 중앙 방역 당국이 방역 최적화 조처의 철저한 이행을 강조하면서 지방정부들이 변화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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