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금융지주 체제 전환 선언…"소형 비은행 금융회사 인수"
공적자금 조기 상환 계기…어업인·조합 지원도 확대
(서울=연합뉴스) 차민지 기자 = 수협중앙회(수협)가 금융지주 체제 전환을 위해 수협은행에 자산운용·증권·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를 두는 방안을 추진한다.
수협은 23일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공적자금 조기상환 기념식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수협 미래 비전'을 선포한다.
비전에는 금융사업 지배구조 개편, 어업인·회원조합 지원 확대, 수협 사업 경쟁력 강화 등 세 가지 중점 추진사항이 담겼다.
수협은 먼저 내년 상반기까지 투입자본 대비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자산운용사 등 소형 비은행 금융회사를 인수할 계획이다.
금융지주 인가 요청을 위한 최소한의 자회사 요건을 갖추게 되면 내년 3분기부터 금융지주 설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금융지주 설립 이후에는 증권, 캐피탈 등 비은행 금융회사를 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해 2030년까지 사업 다각화를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수협은 공적자금 상환에만 사용했던 은행 배당금 등을 토대로 어업인과 회원조합 지원 규모를 연간 2천억원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어촌 정주 여건 개선과 어업인을 위한 교육, 장학, 의료 등 지원 규모를 연간 1천억원대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역 수산업 발전을 위해 수협 회원조합 경영지원도 연간 1천억원대로 늘린다.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부산 최대 수산물도매시장인 부산공동어시장의 지분인수를 추진하고, 유통 단계 축소를 위한 비대면 온라인 플랫폼 구축·저가형 활어전문점 등 수산물 전문 프랜차이즈 사업도 추진해 나간다.
수협의 이같은 로드맵 수립은 수협이 공적자금을 조기 상환한 것이 계기가 됐다.
수협은 지난 9월 잔여 공적자금 7천574억원을 예금보험공사에 국채로 지급해 조기 상환을 완료했다.
그동안 수협은 수협은행의 배당 가능 재원을 모두 공적자금 상환에 사용해왔지만, 앞으로는 배당금을 어업인 지원과 수산업 발전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임준택 수협회장은 "공적자금 상환을 계기로 어촌과 수산업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이바지하는 협동조합으로 새롭게 태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기념식에는 임 회장과 전국 91곳의 수협조합장 등 15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cha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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