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보우소나루 측, 대선결과 공식 불복…"일부 오류"(종합)
"선거법원에 관련 서류 제출"…법원장 "추가 증빙 없으면 종결"
지지자들은 고속도로 점거하고 3주 넘도록 대선불복 폭력 시위
(상파울루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지윤 통신원 이재림 특파원 = 브라질 대선에서 패배, 재선에 실패한 자이르 보우소나루(67) 대통령 측이 일부 전자투표기 오류 가능성을 주장하며 최고선거법원에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CNN 브라질 등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 소속 정당인 자유당을 비롯한 우파 연합 측은 "개표 감사 결과 (일부 투표기에서)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오작동 징후를 발견했다"며 특정 투표기 개표 결과에 대한 무효화를 요구하는 서류를 제출했다.
신형이 아닌 구형 전자 투표기가 투표용지를 제대로 식별하지 못했다는 주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결선투표에서 득표율 1.8% 포인트 차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7) 전 대통령에게 석패한 이후 "헌정질서를 계속 준수할 것"이라며 권력 이양 절차를 밟겠다는 의향을 에둘러 밝힌 바 있다.
다만, 명확하게 패배를 인정한다는 취지의 언급은 공식으로 내놓은 적이 없다.
인터넷매체 UOL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바우지마르 코스타 네투 자유당 대표에게 전화해 선거 소송을 부추기는 취지의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알렉산드리 지 모라이스 최고선거법원장은 로이터에 "(문제를 제기한 측에서) 주장을 뒷받침할 감사 결과 자료 등 추가 서류를 24시간 안에 제출해야 할 것"이라며 후속 절차가 없으면 이의 제기는 받아들이지 않고 종결하겠다고 밝혔다.
법률적 다툼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번 움직임은 그러나 큰 파급력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고선거법원에서 이미 당선인을 발표한 데다 국제 사회에서도 룰라 전 대통령을 차기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선 불복 시위를 벌이고 있는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의 시위에는 기름을 붓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브라질 곳곳에서는 선거 결과에 항의하는 보우소나루 측 집단행동이 3주 넘게 이어지고 있다.
브라질 연방 고속도로 경찰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의 시위로 고속도로 18 곳에서 통행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시위로 인해 농작물 등 물류와 의료 서비스 지연, 고속버스 운행 중단 등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브라질 현지 언론은 고속도로 점거시위가 갈수록 폭력적인 형태로 변질하고 있다는 우려도 내놓는다.
예컨대 총기와 수제 폭탄으로 차량 운행을 막거나, 타이어를 불태워 도로를 막는 식이다.
지난 21일에는 봉쇄 지역을 뚫고 나온 화물차에 불을 지른 혐의로 2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경찰은 결선투표 당일부터 지난 9일까지 불법 폭력 시위로 49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파울루 남쪽 산타카타리나 주에서 검거된 사람이 13명으로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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