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세르비아 갈등 잠시 쉼표 "과태료 부과 이틀 유예"
'발칸반도 앙숙' 갈등 격화에 미국 개입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코소보가 22일(현지시간)부터 시행할 예정이었던 자국 내 세르비아 차량 번호판에 대한 과태료 부과를 이틀간 유예하기로 했다.
알빈 쿠르티 코소보 총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과태료 도입을 48시간 연기해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이로써 차량 번호판을 둘러싸고 '발칸반도 앙숙' 코소보와 세르비아 사이에 커졌던 긴장은 잠시 누그러지게 됐다.
코소보가 세르비아에서 발급된 차량 번호판을 코소보 기관 발급 번호판으로 교체하는 강제 조치를 이달부터 시행하면서 양국의 갈등은 격화했다.
코소보 북부에 거주하는 세르비아계 주민들은 대부분 세르비아 정부가 발급한 차량 번호판을 사용하고 있다.
코소보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여전히 세르비아 영토로 간주하는 이들은 차량 번호판 교체 압박을 주권 침해로 받아들여 강력히 반발했다.
세르비아계가 사실상 자치권을 행사하는 코소보 북부 4개시에서 경찰관 약 600명이 옷을 벗는 등 세르비아계 주민들은 집단행동에 나섰다.
유럽연합(EU)이 중재에 나섰지만, 양국 정상은 차량 번호판 교체 유예 기간이 끝나는 전날까지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코소보 당국은 이날 오전 8시부터 번호판을 교체하지 않은 차량 운전자에게 150유로(약 21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방침이었다.
코소보 당국과 세르비아계 주민들 사이의 물리적 충돌 위험을 배제할 수 없던 상황에서 이번 사태는 미국의 개입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쿠르티 총리는 "향후 이틀간 미국, EU와 협력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제프리 호베니어 코소보 주재 미국대사는 "당사국들이 더 참여한 가운데 미국과 EU가 해결책을 찾기 위해 이틀 연기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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