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압력 때문?…대만의 리투아니아 대표처에 영사 기능 없어

입력 2022-11-22 15:20
中 압력 때문?…대만의 리투아니아 대표처에 영사 기능 없어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대만에 지난 7일 문을 연 리투아니아의 대표처에 비자 발급을 포함한 영사 업무 기능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고 중시신문망 등 대만 매체가 22일 보도했다.

대만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는 중국의 방해로 세계 각국과 정식 외교관계 수립이 어려운 상황에서 상대국과 서로 대표처를 설립해 제한된 외교를 한다.

대표처는 치외법권이 인정되지 않고 소속 외교관의 면책특권도 받을 수 없지만, 그럼에도 대만은 대표처에 영사 기능을 인정하는 쪽으로 유도해왔다.



그러나 지난 7일 대만에 개설된 '주타이베이 리투아니아 대표처'(Lithuania's Representative Office in Taipei)에는 영사 기능이 없다면서, 대표처라면 당연히 그런 기능을 가져야 한다고 대만 민진당의 뤄즈정 입법의원(국회의원)이 지적했다.

이 공관은 작년 11월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주리투아니아 대만 대표처'(The Taiwanese Representative Office in Lithuania)가 개설된 지 1년 만에 문을 연 것이었다.

이에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장관)은 리투아니아의 대표처는 당사국의 외교부가 아닌 경제혁신부에 의해 개설된 것이어서 영사 기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는 달리 리투아니아에 설치된 대만 대표처에는 경제·무역 이외에 영사, 정무 기능까지 할 수 있다고 우 부장은 덧붙였다.

그러나 대만의 한 고위외교관은 재외 공관에 영사 기능이 있는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리투아니아가 중국을 의식해 대표처에 영사 기능을 배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대만이 리투아니아에 국가 명칭인 '대만(Taiwan)'이 들어간 명칭의 대표처를 개설하자 중국이 자국 주재 리투아니아 대사를 소환해 항의하고 양국의 외교관계를 대리 대사급을 격하하는 한편 경제보복에 나섰다.

그러자 리투아니아는 대만에 개설한 리투아니아 대표처 명칭에 수도 명칭인 '타이베이(Taipei)'를 넣는 식으로 중국의 비위를 맞췄다는 지적이 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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