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통령, 남중국해서 中 견제…"국제사회 결정 존중해야"(종합)
팔라완섬 주민·해안경비대 만나…'일방적 영유권 부인' PCA 판결 거론
"필리핀 위협받으면 함께 할 것"…전날도 마르코스 만나 동맹 '재확인'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남중국해를 직접 방문해 중국과 영유권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필리핀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천명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남중국해상의 서부 팔라완섬을 전격 방문해 주민들을 비롯해 해안경비대 관계자들을 만났다.
특히 그는 해안경비대 소속 함정에 승선해 해상을 시찰하면서 "국제사회의 규정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말한 뒤 "따라서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일방적인 영유권 주장을 부인한 국제상설재판소(PCA)의 결정은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 지역에 깊은 이해관계가 있다"면서 "필리핀이 위협을 받을 경우 동맹으로서 같이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방문은 미국과 필리핀 양국의 강력한 동맹 관계를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남중국해는 중국과 필리핀 외에도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대만, 베트남 등 주변 국가들이 각각 영유권을 주장하는 곳이다.
지난 2016년 PCA는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그어 90%가 자국 영해라고 고집하는 중국의 주장을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를 무시하고 계속해서 같은 입장을 고수하면서 필리핀 등 주변 국가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팔라완섬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며 군 기지를 구축한 남중국해의 스프래틀리(중국명 난사·베트남명 쯔엉사·필리핀명 칼라얀) 군도에 인접해있다.
중국은 스프래틀리 군도의 일부 지역에 인공섬을 만들어 군용 활주로와 항구를 설치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필리핀은 이에 맞서 웨스트요크, 난산, 노스이스트 케이 등 해당 구역의 섬 3곳에 군 기지를 구축하는 작업을 지난 5월에 완료했다.
앞서 해리스 부통령은 전날에는 필리핀 대통령궁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과 만나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군이나 선박 또는 비행기가 공격을 받으면 미국은 상호방위 조약에 따라 개입할 것"이라면서 양국 간 동맹 관계를 재차 확인했다.
이에 마르코스는 "필리핀에 미국이 포함되지 않은 미래는 없다"고 화답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6월 30일 마르코스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필리핀을 방문한 미국 정부의 최고위급 인사다.
필리핀은 동남아의 군사·경제적 요충지로 미·중 양강이 영향력 확대를 위해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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