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구축함 벤폴드호, 지난 5일 대만해협 통과해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중국이 대만해협 중간선의 무력화 시도를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 알레이버크급 유도미사일구축함 벤폴드(DDG-65)호가 지난 5일 대만해협을 통과한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21일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미국 태평양 함대의 한 대변인은 지난 19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다만 대변인은 대외적으로 발표하지 않은 원인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새뮤얼 파파로 미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도 18일 한 행사에서 이달 초 벤폴드 호가 대만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는 아마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대면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에 따른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다.
또한 미 당국이 이를 통해 대만해협 현상의 일방적인 변경을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이라고 풀이했다.
아울러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바이든 행정부가 대만 문제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시도와 또 다른 마찰을 피하는 동시에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한 우려가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크리스토퍼 존스톤 석좌는 "미국 측은 대만해협 통과 및 남중국해의 자유항행은 모두 공개한다"며 비공개 이유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공개적 발표와 관계없이 중국과 대만 양측이 미 군함의 통과 사실을 안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만해협이 국제수역임을 확인하는 목적을 달성함과 동시에 미국이 국제법에 따라 권리를 행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벤폴드호는 지난 10일 주일미군과 일본 자위대의 연례 통합 군사훈련인 '킨 소드'(Keen Sword)에 참가했다.
대만해협은 중국과 대만 사이의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연결하는 해협으로, 길이가 약 400㎞, 폭 150∼200㎞의 전략적 요충지다.
미국은 대만해협에서 중국의 영해를 제외한 해역은 '국제수역'에 해당한다는 입장으로 '항행의 자유' 작전 차원에서 해협에 군용기와 군함을 지속적으로 파견해왔다.
이에 중국은 최근 대만해협이 중국의 내해·영해·접속수역·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구성돼 있다면서 대만해협에는 이른바 '국제수역'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와 더불어 중국은 대만해협에 대한 주권과 관할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만 국방부는 20일 오전 6시부터 21일 오전 6시까지 24시간 동안 대만 주변에서 중국군 소속 군용기 12대와 군함 4척을 탐지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중국군 훙(H)-6 폭격기 5대가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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