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까지 고려하니 하위 20% 소득 6.5% 감소…상위 20%의 3배
명목소득 1.0% 줄었지만 물가 따지면 소득 감소폭 더 커져
상위 20% 월 실질소득 957만원…하위 20%의 9.2배
하위 20% 가구 중 57.7% 소득보다 지출 많은 적자 인생
(세종=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 하위 20% 가구의 실질소득이 1년간 6.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위기 상황에서 여타 계층보다 더 큰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10가구 중 6가구가 소득보다 지출이 많은 적자 인생을 살고 있다.
21일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조사를 분석한 결과 소득 하위 20%의 올해 3분기 실질소득은 103만9천600원으로 1년 전 같은 시점보다 6.5% 감소했다.
실질금액은 기준년을 2020년으로 고정시킨 가운데 물가 변동을 제거한 개념이다.
소득하위 20%의 소득이 명목기준으로 보면 113만1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물가까지 고려할 경우 소득 감소율이 6.5%로 커지는 것이다.
지난해 3분기에 국민 88%를 대상으로 1인당 25만원씩 지급한 코로나19 상생 국민지원금 효과로 하위 20%의 소득은 올해 1년 전 대비로 줄어들었다.
4인 가구 기준으로 100만원에 달하는 지원금이 올해는 지급되지 않다 보니 지원금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1분위 가구의 소득 여건이 악화됐던 것이다.
같은 기간 전체 가구의 실질소득은 2.8% 감소했다.
소득 하위 20% 계층의 소득 감소율이 전체 가구의 2배 이상이었던 것이다.
같은 기간 소득 상위 20%의 실질소득은 957만4천원으로, 1년 전보다 2.0% 감소하는 데 그쳤다.
상위 20%와 비교하면 하위 20%의 소득 감소율이 3배 이상 컸다는 의미다.
상위 20%의 실질소득(957만4천원)은 하위 20%(103만9천600원)의 9.2배에 달할 만큼 격차도 컸다.
하위 20%를 중심으로 강하게 나타난 소득 감소 현상은 지출에도 영향을 미쳤다.하위 20%의 실질 가계지출은 135만5천400원으로 1년 전보다 1.3% 감소했다.
명목 가계지출은 147만4천원으로 4.5% 늘었지만 물가 상승률을 제외하고 나면 실질지출은 감소한 것이다.
같은 기간 전체 가구의 실질지출은 342만1천원으로 0.4% 증가했다.
물가는 오르는데 명목소득마저 줄어들면서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큰 적자가구는 하위 20% 가구의 57.7%까지 올라갔다.
10가구 중 6가구가 매월 적자를 쌓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가구의 월평균 적자는 34만3천원이다.
전체 가구 중 적자를 내는 가구의 비율은 25.3%다. 4집 중 1집꼴로 수입보다 지출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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