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테러 보복 나선 튀르키예…시리아·이라크 북부 공습
테러 배후 지목된 쿠르드 무장세력 기지 등 타격…최소 12명 사망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튀르키예가 19일(현지시간) 시리아 북부와 이라크 북부의 몇 개 마을에 공습을 개시했다고 AP, 로이터, 블룸버그 등 주요 글로벌 통신사들이 보도했다.
이는 사망자 6명과 부상자 80명이 나온 지난 13일 이스탄불 폭탄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쿠르드 무장 세력을 겨냥한 보복으로 여겨진다.
튀르키예 국방부는 이번 공습이 유엔 헌장에 따른 자위권을 행사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공습 시작 후 튀르키예 국방부는 전투기 사진을 내걸고 "악당들의 사악한 공격이 응징을 받고 있다"는 문구를 표시했다.
튀르키예 당국은 자국 내에서 불법으로 간주하는 정당인 쿠르디스탄노동자당(PKK)과 그와 연계된 시리아 내 쿠르드 세력을 이번 테러공격의 배후로 지목한 상태다.
이 중 PKK는 튀르키예와 미국 양측 모두 테러집단으로 규정하고 있다. 쿠르드민주연합당(PYD) 등 시리아 내 쿠르드 세력은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IS)에 대항하면서 미국의 지원을 받고 있으나, 튀르키예 당국은 PYD가 PKK의 하부조직에 불과하다며 동일한 테러집단으로 취급하고 있다.
다만 13일 이스탄불 폭탄테러에 대해 PKK, PYD 등 쿠르드 집단들은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리아의 쿠르드 야당을 대변하는 매체들은 터키의 이번 공습 목표 지점들이 시리아 민주군(SDF)의 거점들이라고 전했다.
SDF의 파르하드 샤미 대변인은 트윗으로 고향을 떠난 난민들이 다수 거주하는 2개 마을이 튀르키예의 폭격을 받아 사망자와 부상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이번 공습으로 시리아군도 폭격을 당했으며 SDF와 시리아군을 합해 최소 12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SOHR은 알레포, 락까, 하사카 등에 튀르키예 군용기가 약 25차례 폭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튀르키예가 이번에 공습한 지역에는 국경 근처 마을인 코바니가 포함돼 있다. 튀르키예는 시리아 북부에 '안전지대'를 만들겠다며 이 마을을 점령하려고 시도한 적이 있다.
이웃한 이라크 북부 쿠르디스탄 에르빌 소재 미국 총영사관은 시리아 북부와 이라크 북부에서 앞으로 며칠 사이에 튀르키예의 군사작전이 있을 수 있다는 '믿을만한 정보'를 살펴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시리아 북부를 통치하고 있는 쿠르드족 중심의 현지 당국은 만약 튀르키예가 공격한다면 이 지역의 무장대원들이 저항해 영토를 지킬 것이라며, 이 경우 충돌이 장기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튀르키예는 2016년부터 3차례에 걸쳐 시리아 국경을 넘어서 군사작전을 벌였고, 현재 시리아 영토 일부분을 점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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