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증시 반등에…상장폐지 위기 ETN 수익률 '반전'

입력 2022-11-21 06:15
홍콩 증시 반등에…상장폐지 위기 ETN 수익률 '반전'

이달 들어 60% 급등…역추종 상품은 50% 평가손실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지난달 홍콩 증시 폭락으로 조기청산 위기에 몰렸던 상장지수증권(ETN)이 이달 들어 수익률 1위로 올라서는 '반전'을 기록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증권[016360]이 발행한 '삼성 레버리지 항셍테크 ETN(H)'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시장가격(주가)이 60.70% 상승했다.

이 ETN은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중국의 테크 기업 30 종목으로 산출되는 항셍 테크 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양의 2배수로 추종하는 상품으로, 지수가 상승하면 수익률은 2배가 된다.

해당 상품은 지난달 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충성파'로 채워진 3기 출범에 대한 시장의 우려로 홍콩 증시에서 자본이 대거 이탈하며 지수가 급락하자 만기일 전 조기청산되는 위기에 놓였다.

실제로 비슷한 상품인 KB증권의 'KB 레버리지 항셍테크 선물 ETN(H)'은 실시간 지표가치(iIV)가 1천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지난달 24일 거래가 정지되고 상장폐지 됐다.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시행세칙에 따르면 정규시장 종료 시점에서 ETN의 실시간 지표가치가 전일 대비 80% 이상 하락하거나 1천원 미만인 경우 해당 ETN은 조기청산 사유를 충족한 것으로 본다.

비슷한 시기 삼성증권의 해당 ETN도 지표가치가 1천∼1천100원 사이를 등락하며 조기청산될 뻔했으나, 이후 미국과 중국의 긴장 완화,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감 등이 호재로 작용하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달 들어 홍콩 증시는 반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8일까지 항셍지수는 14,687.02에서 17,985.95로 22.5% 상승했으며,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도 같은 기간 24% 뛰어올랐다.

홍콩 증시가 반등한 덕분에 이 기간 관련 ETN 종목들의 수익률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TRUE 레버리지 HSCEI ETN(H)'(48.95%)과 삼성증권의 '삼성 레버리지 HSCEI ETN(H)'(44.21%)은 40%대 상승했으며, 레버리지 상품이 아닌 '삼성 항셍테크 ETN(H)'(28.55%) 등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인버스 레버리지 상품들은 -50∼-40%대 손실을 기록하며 이달 수익률 하위권에 포진해 있다. 이들은 홍콩증시 관련 지수들을 역으로 2배 추종하기 때문에 지수가 상승하면 하락 폭은 그 2배가 된다.

KB증권이 발행한 'KB 인버스 2X 항셍테크 선물 ETN(H)' 시장가격이 49.32%나 하락하는 등 낙폭이 가장 컸고, '삼성 인버스 2X 항셍테크 ETN(H)'은 -49.06%를 기록했다.

'삼성 인버스 2X HSCEI ETN(H)'(-38.36%), 'TRUE 인버스 2X HSCEI ETN(H)'(-37.14%) 등도 크게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홍콩 증시가 이미 바닥을 찍었지만 변동성은 남아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레버리지 상품은 박스권이나 변동성 장세에선 들고만 있어도 손실이 나는 만큼 투자에 유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성연주 신영증권[001720] 연구원은 "미중 정상회담으로 리스크가 가라앉았고 당 대회 이전만큼 강력한 '제로 코로나'는 쉽지 않다는 게 시장 분위기"라며 "확실히 당 대회 당시 걱정했던 것보다는 우려가 희석되며 증시에 안도감이 반영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불거질 수 있고 여전히 변동성은 남아있다"며 "4분기까지는 박스권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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