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14년새 200여개 줄었다…갈수록 좁아지는 골목상권

입력 2022-11-21 06:01
수정 2022-11-21 09:14
전통시장 14년새 200여개 줄었다…갈수록 좁아지는 골목상권

동네슈퍼·전문소매점 판매도 부진…대형마트·SSM·편의점이 역할 대체

유통 구조 지속 변동…온라인으로 무게추 점차 이동

정부, 전통시장·소상공인 디지털 역량 강화 모색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전국의 전통시장이 지난 14년 동안 200개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편의점 등이 갈수록 세력을 확장하며 그 역할을 대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통시장이 유통 구조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한 면도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유통 시장의 무게 추가 온라인으로 점차 이동해 전통시장도 디지털 역량 강화를 모색 중이지만 쉽지 않아 획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21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전국 전통시장 수는 1천401개로 14년 전인 2006년(1천610개)보다 209개(13.0%) 줄었다.

[표] 전통시장 수 추이 (단위: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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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 전통시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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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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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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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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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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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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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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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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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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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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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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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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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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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시도별로 살펴보면 같은 기간에 경북이 191개에서 138개로 53개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고 전남은 123개에서 90개로 30개 줄었다.

또 부산(-23개), 충남(-20개), 경남(-18개). 서울(-17개), 경기(-15개) 등이 많이 줄었다.

점포 수도 2만개 가까이 줄었다. 2006년 22만5천725개에서 2020년 20만7천145개로 1만8천580개(8.2%) 감소했다. 전통시장 한 곳당 일평균 매출액은 같은 기간에 5천787만원에서 5천732만원으로 1.0% 감소했다.



전통시장과 함께 대표적인 골목상권으로 꼽히는 동네 슈퍼마켓과 전문소매점 등도 부진하긴 마찬가지다.

통계청의 소매판매액을 보면 올해 1~9월 전문소매점의 소매판매액은 100조3천억원으로 관련 통계가 있는 첫해인 2015년 1~9월보다 오히려 1.5%(1조5천억원) 감소했다.

슈퍼마켓 및 잡화점 소매판매액도 33조원에서 34조6천억원으로 7년간 5.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처럼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등 골목상권이 그간 부진을 보인 것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이 세력을 확장하며 그 역할을 점차 대신했기 때문이다.

백화점의 소매판매액은 2015년 1~9월 20조6천억원에서 올해 1~9월 27조6천억원으로 34.1% 늘었고 편의점은 12조1천억원에서 23조2천억원으로 92.7% 증가해 거의 두 배가 됐다.

[표] 소매업태별 소매판매액 추이 (단위: 백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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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2015년│2022년│ 증감 │ 증감률 │

│ │1~9월 │1~9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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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계 │ 299,591,849 │ 408,440,551 │ 108,848,702 │ 3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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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20,571,178 │ 27,585,482 │ 7,014,304 │ 3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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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마트 │ 24,954,562 │ 26,174,730 │ 1,220,168 │ 4.9│

├───────┼───────┼───────┼───────┼─────┤

│면세점│ 6,550,941 │ 13,136,788 │ 6,585,847 │ 1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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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마켓 및 │ 32,994,598 │ 34,637,991 │ 1,643,393 │ 5.0│

│잡화점│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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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12,060,646 │ 23,245,123 │ 11,184,477 │ 92.7 │

├───────┼───────┼───────┼───────┼─────┤

│ 승용차 및 │ 66,724,727 │ 96,112,987 │ 29,388,260 │ 44.0 │

│ 연료 소매점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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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소매점 │ 101,837,692 │ 100,300,066 │ -1,537,626 │ -1.5 │

├───────┼───────┼───────┼───────┼─────┤

│ 무점포 소매 │ 33,897,505 │ 87,247,386 │ 53,349,881 │ 15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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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통계청)

이마트의 3분기 분기보고서를 보면 전국에 편의점이 6천296개가 있다. 대형마트 및 창고형 할인매장이 158개, 슈퍼마켓 261개, 복합쇼핑몰 7개 등이다.

전통시장이 외면받은 데는 시설 노후화와 주차 문제 등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전통시장의 시설 현대화 사업이 추진돼 전통시장 중 고객주차장을 갖춘 비율이 2006년 36.2%에서 2020년 82.8%로 대폭 높아졌다. 그러나 주차 시설은 갖췄지만, 공간이 협소한 것은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다.

정동식 전국상인연합회장은 "전통시장 주차장이 예전보다 많이 생겼지만, 주차면적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아직 주차 전쟁을 겪는 곳들이 있다"며 "당국이 차라리 주차 타워를 지을 수 있도록 공간을 확보해 줬으면 어떨지 싶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더 큰 숙제도 생겼다.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중요성이 더욱 커진 디지털화다. 이제는 유통 시장 구조가 온라인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추세다.

쿠팡, 마켓컬리 등의 당일배송·새벽배송 서비스로 인해 디지털 서비스에 상대적으로 약한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은 더욱 힘든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는 배달의민족의 배달 전용 마트인 B마트로 소상공인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실제로 인터넷쇼핑과 TV홈쇼핑, 배달 등 무점포소매의 소매판매액은 2015년 1~9월 33조9천억원에서 올해 1~9월 87조2천억원으로 157.4%나 껑충 뛰었다.

정부도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의 디지털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고 보고 온라인 교육과 배송 중요성 등을 강조하고 있다. 전통시장도 온라인으로 장보기 서비스를 시작한 곳도 있지만 아직은 크게 활성화되진 않았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유통 시장 구조가 온라인 중심으로 점차 바뀌면서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도 디지털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최대한 유도하려고 방법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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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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