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순방에 최고지도부 일원 이례적 수행…"72년 만의 일"
딩쉐샹 상무위원 수행…'집단지도체제→원톱 전환' 상징적 사례
미중회담 배석 70년대생 뤼루화, 中외교부 차세대 리더 후보군에 포함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3기 첫 외국 방문(인도네시아·태국)에 최고 지도부인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인 딩쉐샹 중앙판공청 주임이 수행한 일이 화제가 되고 있다.
현 중국 공산당 서열 6위인 딩 상무위원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4일 인도네시아 발리를 찾은 시 주석의 수행단에 포함됐고, 같은 날 미중 정상회담과 15일 한중 정상회담 등에 배석했다.
16일자 홍콩 명보는 시 주석의 인도네시아 방문에 딩 상무위원이 동행한 것은 72년 만에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 구성원 2명이 동시에 한 나라를 방문한 일로 기록됐다고 전했다.
중국 공산당 정권 수립 초기인 1950년 초 마오쩌둥과 저우언라이가 동시에 당시 소련을 방문한 이후 처음이라는 것이다.
1인자 마오쩌둥이 소련을 방문해 현지에 체류한 당시에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중앙서기처 구성원 5명 중 한 명인 저우언라이 국무원 총리 겸 외교부장도 신(新) 중·소 우호조약 체결을 지원하기 위해 모스크바를 찾은 바 있다.
그 이후 최고 지도부 구성원 2명이 동시에 한 국가를 방문한 적이 없었기에 이번 딩쉐샹의 시 주석 수행은 형식상 이례적인 일인 셈이다.
2013년부터 중앙판공청 부주임과 주임을 잇따라 맡으며 시 주석의 '비서실장' 역할을 한 딩 상무위원은 시 주석 집권 기간 시 주석의 해외 방문에 여러 차례 동행했다.
하지만 지난달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거쳐 딩쉐샹이 최고 지도부 구성원이 됐다는 점에서 이번 시 주석의 출장 수행은 현재의 중국 통치 시스템과 관련한 시사점이 없지 않아 보인다.
특히 시 주석 전임자인 장쩌민·후진타오 집권기에는 집단지도체제 하에서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1인자이지만 다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들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같은 '한 표'를 행사하는 대등한 자격으로 간주됐다.
오랜기간 '1인자'의 외국 방문에 다른 상무위원이 동행한 적 없었던 것은 이 같은 집단지도체제의 특성과 무관치 않아 보였다.
따라서 이번에 최고 지도부 구성원이 시 주석 해외 방문에 동행한 것은 1인자인 시 주석과 다른 상무위원들의 '상하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일로 평가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14일 미중 정상회담에 배석하지 않아 관심을 모았던 친강 주미 중국 대사는 지난주 베이징에 돌아와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와 만났다고 명보는 전했다.
명보는 "소식에 따르면 친강은 미국에 돌아가 고별인사를 하고 짐을 쌀 것이라고 한다"고 전해 친강의 외교부장 발탁설에 무게를 실었다.
이와 함께, 중국 외교부 실세들이 총출동한 14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치링허우(70後·1970년대 출생자)'인 뤼루화 국가주석 외교 비서가 배석자에 포함되면서 중국 외교부의 차세대 리더감으로 부상했다.
뤼 비서는 1996년 베이징대 역사학과 석사 과정 졸업 후 외교부에 입부해 정책기획사(司·국에 해당) 전략처 처장, 정책기획사 부사장 등을 역임한 전략통이다. 해외 근무는 케냐, 유럽연합(EU) 등에서 했다고 명보는 전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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