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유사들, 가격상한제 임박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줄여

입력 2022-11-15 15:53
중국 정유사들, 가격상한제 임박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줄여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내달 초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주요 7개국(G7)의 가격상한제와 유럽연합(EU)의 수입 금지 시행을 앞두고 중국 정유사들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줄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4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 국영 정유사들은 러시아산 원유 10·11월 인도분의 비축량을 늘린 뒤 최근 서방의 관련 제재를 피하려고 러시아 우랄산 원유 12월 인도분의 수입을 줄이고 있다고 원유 거래상들이 로이터에 전했다.

앞서 지난달 러시아 우랄산 원유의 중국 수입 규모는 하루 23만5천∼34만 배럴로 추정됐다.

에너지 시장 분석업체 버텍사에 따르면 이는 최근 2년 새 최대 수입량으로 이 중 중국석유화공그룹(시노펙) 계열사 유니펙 등 국영 정유사들이 수입한 물량이 전체의 85%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처럼 겨울철 성수기를 앞두고 러시아산 원유를 집중 비축한 뒤 이제 12월물 수입을 축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민영 정유사들도 다음 달 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어려워질 것에 대비해 고가임에도 브라질과 서아프리카 등지로 원유 수입선을 바꿨다.

EU는 내달 5일과 내년 2월 5일 각각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 수입을 금지할 예정이며, G7도 내달 5일부터 러시아산 원유에 고정된 가격 상한선을 적용하기로 했다.

앞서 인도 정유회사도 동시베리아-태평양송유관(ESPO)을 통한 원유 수입을 중단하는 등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줄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과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으로 떠오른 만큼 인도에 이은 중국의 수입 감소는 러시아산 원유의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러시아산 ESPO 혼합유가 런던 ICE 거래소의 브렌트유 내년 2월물에 대비해 받는 프리미엄은 2주 전 배럴당 2.7달러에서 최근 1.7∼1.9달러로 낮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수입업자들은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가 원유 수입에 필요한 결제 시스템과 해상운송 서비스, 보험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이 같은 서방의 조치에 동조하는 국가들에는 원유 수출을 중단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블룸버그TV와 한 인터뷰에서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를 도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전쟁 자금을 차단하는 것뿐 아니라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국가들이 수용할 수 있는 (원유) 가격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그러나 가격상한선이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nadoo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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