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협상 여부는 우크라가 결정…러 계속 국제적 고립시킬 것"(종합)
외교장관이사회서 입장 재확인…이달말부터 우크라군 훈련 착수
벨라루스·이란 제재 확대 경고…15일엔 EU 국방장관·나토 사무총장 회의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휴전을 위한 평화협상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 "결정은 우크라이나가 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보렐 대표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교이사회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때까지 EU는 우크라이나와 함께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승리'가 올해 빼앗긴 영토뿐 아니라 2014년 강제 합병된 크림반도 수복까지를 포함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도 "승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우크라이나가 판단할 부분"이라고 답변을 대신했다.
보렐 대표는 27개 회원국 외교장관들이 "러시아를 국제적으로 계속 고립시키는 데 합의했다"며 러시아 경제에 대한 제한적인 조처를 계속 부여한다는 데에도 뜻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벨라루스, 이란 등 러시아에 직·간접적으로 군사적 지원을 하는 제3국을 겨냥한 조처를 강화하는 데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제재 확대 가능성을 경고한 셈이다.
이날 회의에는 야권 지도자인 스뱌틀라나 치하노우스카야도 초청돼 벨라루스 내 상황 공유 및 관련한 대응 방안이 논의됐다.아울러 러시아에 드론을 제공하는 데 관여한 이란 고위 당국자 2명 및 기관 2곳과 '히잡 의문사 항의 시위' 진압에 관여한 관계자 29명 및 기관 3곳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보렐 대표는 이란에 대한 서방의 잇따른 강경한 대응이 그렇지 않아도 교착 국면인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협상을 아예 무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JCPOA는 이와는 다른 현안이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JCPOA는 이란이 핵무기 개발 노력을 멈추고 서방 국가들은 경제 제재를 푼다는 것이 골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이 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이후 서방과 이란이 JCPOA 복원 협상 논의를 시작하긴 했지만, 양측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사실상 진전이 없는 상태다.
한편, 이날 외교이사회에서는 우크라이나군 최소 1만5천 명에 대한 훈련을 본격화하는 방안도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보렐 대표는 전했다. 훈련은 이달 말께부터 폴란드를 비롯한 여러 EU 회원국에서 진행된다.
보렐 대표는 "군사훈련 임무를 위한 모든 절차가 이토록 빠르게 진행된 건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U 외교이사회는 15일에는 27개 회원국 국방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2일차 회의를 열어 군사 분야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회의에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도 참여하며,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화상으로 참여해 최신 전황을 공유할 계획이다.
보렐 대표는 전쟁 발발 이후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에 대한 EU 및 각 회원국 차원의 군사 지원 규모는 최소 80억 유로(약 10조9천억원)로, 이는 미국이 지원한 규모의 45∼50%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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