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 창시자 버너스 리 서울평화상 수상…"데이터주권 중요"
자신의 발명 악용사례 바로잡고자 '솔리드 프로젝트' 추진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인터넷의 근간인 월드와이드웹(www)을 처음 설계한 영국 출신의 물리학자 팀 버너스 리가 과학기술을 통한 세계 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14일 서울평화상을 받았다.
서울평화상문화재단은 이날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2022년 제16회 서울평화상' 시상식에서 버너스 리 월드와이드웹컨소시엄 대표에 상을 수여했다. 재단은 지난 9월 말 그를 수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재단은 버너스 리 대표가 1989년 월드와이드웹을 개발·보급해 인터넷에 대한 보편적 접근을 가능하게 했을 뿐 아니라 이후에는 오픈소스인 솔리드(Solid) 프로젝트를 통해 데이터 인권 확보를 위한 평화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는 점을 선정 이유로 들었다.
솔리드 프로젝트는 버너스 리 대표가 해킹, 위조, 개인정보 보호 문제 등을 해결하고자 추진하는 것으로 개인이 데이터 사용권을 통제할 수 있는 웹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버너스 리 대표는 서울평화상을 받게 돼 큰 영광이라며 데이터 주권에 대한 업적으로 상을 받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데이터 주권에 대해 "불안정과 불평등에 직면하고 기술의 오용을 염려하는 세상에서 스스로 데이터를 통제하고, 남용으로부터 보호하고, 자신의 목적과 개인적 자율권을 위해 건설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힘"이라고 표현하며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너스 리 대표는 자신이 개발한 웹이 국경과 문화를 넘나드는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하고 전세계인을 연결하는 긍정적 효과뿐 아니라 허위 정보 출현이나 데이터 오용 등 부정적인 영향도 있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데이터 주권은 개인정보 보호나 데이터 보안뿐 아니라 개인적인 권한 부여를 통해 적극적인 평화를 촉진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솔리드는 이러한 목적을 추구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솔리드 기반 웹 환경에서는 자신의 데이터가 어디에 저장될지, 특정 개인이나 그룹이 선택한 요소에 접근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앱을 쓸지 등을 개인정보 제공자가 스스로 선택한다.
그는 "시민들이 자신의 데이터에 대한 주권적 통제권을 갖게 될 때 우리가 평화에 더 도움이 되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며 솔리드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국제 협력의 르네상스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버너스 리 대표는 이번 시상에서 상장과 트로피, 그리고 20만 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서울평화상은 서울올림픽 평화 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90년 제정된 국제평화상이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 등이 그간 수상자로 선정됐으며, 수상자 가운데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등 4명은 서울평화상 수상 이후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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