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어쇼 공중충돌로 사망자 6명 발생…"참전용사 파일럿 숨져"
당국, 사고원인 조사 착수…'동일 고도' 머무른 원인 규명이 핵심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미국 에어쇼에서 구식 항공기 2대가 공중 충돌한 사고로 인해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로이터·AP 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지 사법당국에 따르면 전날 텍사스주 댈러스 공항에서 열린 '윙스 오버 댈러스 에어쇼'에서 보잉 B-17 폭격기와 벨 P-63 킹코브라 전투기가 비행 중 충돌한 사고와 관련, 현재까지 6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부상자는 파악되지 않았다.
당시 현장에서 행사를 지켜보던 관람객 4천 명은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사망자 신원이 공식 발표되지는 않았으나, 켈러 지역 시장인 아민 미자니는 "육군 참전용사이자 은퇴 조종사인 테리 바커가 B-17에 타고 있었다"며 그가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고 전했다.
기체가 큰 B-17에는 통상 4∼5명이 탑승하며, P-63은 조종자 혼자 모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에어쇼를 주최한 미 공군기념사업회(CAF)는 설명했다.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한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에어쇼에서 비행기 항로 통제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우선적으로 규명할 방침이다.
NTSB 위원인 마이클 그레이엄은 기자회견에서 "왜 사고 당시 이들 비행기가 같은 고도에 머물렀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에어쇼협회(ICAS) 존 쿠더헤이 회장은 사고 전날 리허설 비행을 통해 에어쇼 계획이 충분히 검토됐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사고 당시의) 영상을 봤지만, 이 일을 25년간 해온 나로서도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파악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에어쇼에 참가한 항공기는 2차대전 당시 활약한 항공기다. B-17은 '하늘의 요새'로 불리는 미군 주력 폭격기였으며 P-63도 여러 전장에서 사용됐다.
전날 오후 1시20분께 두 항공기가 추락하고 난 이후 트위터에는 지상에서 큰 불길과 검은 연기가 솟구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올라왔다.
미국에서 에어쇼 도중 항공기 사고가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코네티컷 하트퍼드에서는 조종사 과실로 B-17 폭격기가 추락해 7명이 사망했다. 2011년 네바다주 리노 에어쇼에서도 P-51 머스탱이 기체 결함으로 관중석 앞으로 떨어져 11명이 숨지고 74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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