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 도장찍기가 직무' 실언 日법무 후임에 사이토 전 농림상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자신의 직무를 '사형 집행에 도장을 찍는 일'이라며 경시하는 듯한 발언으로 사실상 경질된 하나시 야스히로 일본 법상(법무부 장관) 후임으로 사이토 겐(齊藤健) 전 농림수산상이 기용됐다.
12일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전날 사표를 제출한 하나시 법상 후임으로 자민당의 중의원 5선 의원인 사이토 전 농림수산상을 임명했다.
사이토 씨는 2017년 아베 신조 내각에서 농림수산상으로 처음 입각해 1년가량 일했다. 현재 자민당 내 파벌에 소속돼 있지 않다.
사이토 신임 법상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총리로부터 매우 어려운 시기에 교체됐으니 능력을 충분히 발휘해 노력해 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직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발언은 엄중히 삼가겠다"고 말했다.
하나시 전 법상은 지난 9일 "대체로 법상은 아침에 사형(집행) 도장을 찍는다. 낮에 뉴스 톱이 되는 것은 그때뿐인 수수한 직책"이라며 "법상이 돼도 돈이 모이지 않고 좀처럼 표도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후 야당뿐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법상의 직무를 가볍게 여긴 발언이라는 비판을 받고 사임했다.
지난 8월 2차 기시다 개조 내각 발족 후 각료 사퇴는 두 번째다.
하나시 전 법상에 앞서 지난달 24일에는 야마기와 다이시로 경제재생담당상이 통일교와 접점이 확인되면서 사임했다.
현지 언론은 각료들의 잇따른 사퇴가 지난해 10월 출범 이후 지지율이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기시다 내각의 정권 운영에 타격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요미우리신문이 이달 4∼6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 조사보다 9%포인트 하락한 36%로 출범 이후 최저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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