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성항법시스템 베이더우, 美 중부에도 기지국 설치"

입력 2022-11-11 13:45
"中 위성항법시스템 베이더우, 美 중부에도 기지국 설치"

中 방위산업체 "베이더우,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해져"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의 위성항법시스템 베이더우(北斗)의 간첩 기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베이더우의 지상 기지국이 북미 대륙에도 설치됐으며 그 덕에 성능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해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최대 방위산업체인 중국병기공업집단(NORINCO·노린코) 관계자는 지난 9일 중국국제항공우주박람회(주하이 에어쇼)에서 "북미 대륙에 최소한 2개의 베이더우 지상 기지국(ground monitor stations)이 있으며 그중 하나는 미국의 중부 어딘가에 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해당 지상 기지국 덕에 베이더우가 더욱 정밀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GPS에 대항해 중국이 내놓은 베이더우는 현재 45개의 위성을 궤도에 올려놓으며 세계 최대 규모 위성항법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들 위성에 장착된 기기는 지구 궤도를 돌 때 중력의 변화 등으로 인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오류를 축적하는데 지상 기지국이 이러한 오류들을 바로잡는 데 도움이 된다고 노린코 관계자는 설명했다.

지상 기지국이 모은 데이터는 오차 범위 3㎝로 위치 서비스의 정확성을 높인다고 그는 덧붙였다.

현재 중국에는 GPS 지상 기지국이 없다.

반면 노린코에 따르면 베이더우는 미국은 물론이고 일본, 캐나다, 호주 등 미국 동맹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20개의 지상 기지국을 운영하고 있다.

GPS가 사용자에게 신호를 보내는 기능만 하는 것과 달리 베이더우 위성은 모바일 기기 내 전송 칩으로부터 데이터를 수신할 수 있는 통신 기기가 장착돼 있다.

지난 9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베이더우 시스템을 활용해 원거리에서 더 넓은 신호 범위를 제공하는 스마트폰 '메이트 50'을 출시했다. 등록된 사용자는 지구 3만㎞ 이상 상공을 도는 베이더우 위성에 무료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SCMP는 "노린코에 따르면 베이더우 데이터 센터는 시간당 1천800만 개의 메시지를 처리할 수 있다"며 "일부 국가 정부는 해당 기술이 간첩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전했다.

지난달 영국 도·감청 전문 정보기관 정보통신본부(GCHQ)의 제레미 플레밍 국장은 베이더우가 전 세계 120여 국에서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플레밍 국장은 베이더우가 국제 사회의 번영만 지원하는 게 아니라 감시와 통제를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이 시스템이 추후 중국과 서방 간 분쟁에서 중국에 유리하게 작동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군도 베이더우를 사용한다.

2020년 3월 미 공군전투사령부 제임스 홈스 장군은 한 콘퍼런스에서 "우리 U-2 정찰기 대원들은 GPS는 물론 중국 베이더우, 러시아 글로나스, 유럽 갈릴레오 등과 연결된 시계를 가지고 비행한다"며 "GPS가 교란당해 사용할 수 없을 때 백업 장치로 다른 시스템을 이용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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