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하마 당국, FTX 자회사 자산동결…청산 여부 평가 착수(종합)
FTX, 13조원 긴급 자금수혈 모색…일부 투자자들, 지원 거부
코인시장은 인플레 둔화에 한숨 돌려…비트코인 1만7천달러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파산 위기에 내몰린 가상화폐거래소 FTX의 바하마 현지 자회사가 10일(현지시간) 자산 동결 처분을 받았다.
바하마 증권위원회는 이날 FTX의 현지 자회사 'FTX 디지털 마켓'의 자산을 보존하고 회사를 안정시키기 위해 신중한 조치의 일환으로 자산을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FTX 최고경영자(CEO) 샘 뱅크먼-프리드는 회사 본사를 바하마에 뒀고, 현지에서 코인 거래를 중개하는 별도의 자회사를 운영 중이다.
자산 동결 대상에는 바하마 자회사와 관련 당사자들이 포함됐다.
바하마 증권 당국은 FTX 자회사에 대한 임시 청산인도 임명했다.
이는 자회사 재무 건전성을 평가해 청산 여부를 결정하는 첫 번째 절차에 해당한다.
블룸버그 통신은 "뱅크먼-프리드의 디지털자산 제국에서 당국 제재가 가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유동성 위기에 봉착한 FTX는 회사 파산을 막기 위해 13조 원에 가까운 자금을 수혈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뱅크먼-프리드가 94억 달러(12조8천억 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디지털 플랫폼 트론을 창업한 저스틴 선, 코인거래소 OKX, 스테이블코인 테더 플랫폼, 헤지펀드 서드포인드 등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이중 트론은 자금 지원 방안을 계속 논의 중이라며 긍정적인 의사를 밝혔지만, 테더와 서드포인트는 FTX 지원에 선을 그었다.
뱅크먼-프리드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업계의 여러 플레이어와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자금조달) 성공의 가능성에 대해선 어떤 것도 암시하고 싶지 않다"고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그러면서 FTX 유동성 위기의 방아쇠를 당긴 계열사 알라메다 리서치를 폐쇄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FTX는 관계사인 알라메다 리서치와의 자금 거래에서 재무구조 부실 의혹이 제기되면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이어 세계 최대의 가상화폐거래소 바이낸스가 FTX 인수를 검토했으나 하루 만에 철회하면서 FTX는 파산 위기에 내몰렸고 가상화폐 시장은 대폭락했다.
전날 비트코인은 1만6천 달러 선이 무너지며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코인 시장은 이날 미국 물가 급등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소식에 일단 한숨을 돌렸다.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미국 서부 시간 기준 오후 6시 20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6% 이상 오른 1만7천131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10% 올랐고, 솔라나도 24% 반등했다.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7.7% 올라 전문가 전망치(7.9%)를 하회했다.
로이터통신은 "FTX 문제가 가상화폐에서 더 큰 신뢰의 위기를 촉발하며 비트코인 가격이 전날 1만6천 달러 아래로 떨어졌지만, 예상보다 양호한 미국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자산 시장과 함께 가상화폐 가격도 띄웠다"고 진단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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