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협치 재차 강조…소비자물가 둔화엔 "인플레 통제 진전"
중간선거 후 이틀 연속 "공화당과 협력"…기존 정책 뒤집기엔 선긋기
"내 경제계획이 결과 낳고 있어…인플레 정상수준 회복엔 시간 걸려"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중간선거가 공화당의 약진 속에 민주당이 선전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협치를 재차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관련한 성명에서 "나는 중산층과 근로 가정에 숨 쉴 공간을 더 많이 제공하기 위한 아이디어에 대해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누구와도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선거를 선전한 것으로 평가하면서 남은 2년 임기 동안 공화당과 타협을 모색할 것이란 의지 표명의 연장선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공화당 동료들과 함께 일할 준비가 돼 있다. 미국인들은 공화당도 나와 함께 일할 준비가 돼 있기를 기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현안에서 타협하는 게 타당하면 그럴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차기 하원의장으로 유력한 케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와 통화했다. 오는 16일까지 이어지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외교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면 여야 지도부를 백악관에 초청해 국정 협력 방안을 모색하겠다고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협치의 뜻을 거듭 강조하는 것은 이번 중간선거로 인해 의회 권력 지형 변화가 예상되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예산편성권과 입법권 등 강력한 권한이 부여된 하원을 공화당에 내주면서 야당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불리한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동시에 민주당도 예상을 넘어서는 상당한 의석을 확보했고, 상원도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자신감도 협치 표명의 기저에 깔려 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에 이어 이날 성명에서도 "나의 의제를 취소하거나 인플레이션을 악화하는 어떠한 시도에 반대할 것"이라고 말한 데서도 잘 드러난다.
그는 전날 협치를 거론하면서도 인프라 투자법이나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이미 의회를 통과해 시행 중인 정책을 바꾸겠다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10월 소비자물가지수를 거론하며 "우리가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대해 해왔던 모든 진전을 포기하지 않고도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진전을 보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자평했다.
그는 "내 경제 계획은 결과를 낳고 있고, 미국민은 우리가 강력한 위치에서 글로벌 경제 도전에 맞서고 있음을 볼 수 있다"고도 했다.
미 노동부는 이날 10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7.7%, 전월 대비 0.4% 올랐다고 발표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뺀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6.3%, 전월보다 0.3% 각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올 1월 이후 최소폭 상승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 속도가 줄고 있음을 시사해 금융당국의 통화정책 운용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관측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플레를 정상 수준으로 되돌리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고, 그 과정에서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면서도 자신의 각종 정책을 지속해 가정의 생활비용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년 1월 상황에서 회복하는 2년은 매우 힘들었다"며 "하지만 경제는 재개되고 있고, 새 일자리가 창출되고, 새로운 사업이 성장하고 있으며, 추가 조치의 시행 속에서 우리는 지금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 데 진전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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