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당국, 10개월째 단식 반체제인사에 '의료적 개입'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10개월간 옥중 단식 투쟁을 벌이다가 제27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맞춰 물까지 거부하기 시작한 반체제 인사에 대해 이집트 당국이 의료적 개입을 시작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옥중 단식 중인 반체제 인사 알라 알델 파타의 어머니 라일라 수에프는 "압델 파타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당국이 의료적 절차에 착수했으며, 사법 당국에도 이 내용이 통보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압델 파타에게 취해진 조처에 대해 우리에게 공식 통보된 것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영국계 이집트인인 압델 파타는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를 이끈 인물 중 하나로 지난 10년 중 대부분의 시간을 감옥에서 보냈다.
2019년에는 이집트 국내 인권침해 상황을 페이스북에 공유했다가 거짓 뉴스를 퍼뜨린 혐의로 추가로 5년 형을 선고받았다.
그의 여동생 사나 세이프는 COP27이 열리는 샤름 엘 셰이크를 방문해 압델 파타가 지난 4월 2일부터 하루 100㎈만 섭취하는 단식투쟁을 벌여왔다면서 국제사회의 도움을 호소했다.
이후 COP27에 참석한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이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만나 신속한 석방을 촉구했다.
2011년 민주화 시위 이후 이집트에는 민주적 선거를 통해 무슬림 형제단 출신의 무함마드 무르시 정권이 들어섰다. 그러나 무르시 정권은 2013년 쿠데타로 축출됐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쿠데타 주역 압델 파타 엘시시는 이듬해 치러진 선거를 통해 대통령이 된 뒤 지금까지 이집트를 통치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 등 인권단체에 따르면 엘시시 대통령 통치 기간 중 구금된 정치범은 6만여 명에 달한다.
엘시시 대통령은 지난 4월 사면정책을 부활해 정치범 766명을 석방했으나 같은 기간 반체제 인사 1천540명이 투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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