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라·고흐…MS창업 폴 앨런 '세기의 경매' 낙찰액 2조원 신기록

입력 2022-11-10 18:03
쇠라·고흐…MS창업 폴 앨런 '세기의 경매' 낙찰액 2조원 신기록

단일 경매로 역대 최고액…세잔 등 줄줄이 작가 최고가 경신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2018년 별세한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 폴 앨런의 소장품 경매에서 하루 만에 15억달러(약 2조600억원·구매자 수수료 포함) 어치의 작품이 낙찰됐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 앨런 컬렉션 경매'를 주관한 뉴욕 크리스티는 단일 미술품 경매로는 역대 가장 큰 규모의 낙찰액이라고 설명했다.

크리스티는 9~10일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경매의 총 낙찰액을 10억 달러(1조3천81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으나, 첫날 경매로만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이날 판매된 작품은 전체 컬렉션 150여 점 중 60점으로, 5점의 작품이 1억 달러(1천381억원) 이상의 가격에 각각 낙찰됐다.

특히 빈센트 폴 세잔과 반 고흐, 조르주 쇠라 등 친숙한 거장들의 그림도 대거 포함돼 작가들의 자체 최고가 기록을 줄줄이 경신했다.

가장 높은 가격에 낙찰된 작품은 프랑스 점묘파 화가 조르주 쇠라의 1888년 작 '모델들, 군상'(Les Poseuses)이다.

낙찰가가 1억4천920만 달러(약 2천억원)에 달해 쇠라의 작품 가운데서도 가장 비싸게 팔릴 작품으로 기록됐다. 작가의 이전 최고가 기록과 비교하면 5배 수준이다.

폴 세잔의 1888~1890년 대표작 '생트 빅투아르산'(La Montagne Sainte-Victoire)은 1억3천780만 달러(약 1천900억원)에 낙찰돼 역시 작가의 자체 기록을 깼다.

빈센트 반 고흐의 '사이프러스가 있는 과수원'(Verger avec cypres)도 1억1천720만 달러(약 1천600억 원)에 낙찰돼 고흐 작품의 최고가를 경신했다.

구스타프 클림트의 1903년 작 '자작나무 숲'은 1억460만 달러(약 1천400억원), 폴 고갱의 '모성애2'(Maternite II) 1억570만 달러(약 1천455억원)의 낙찰가를 각각 기록했다.

조지아 오키프, 클로드 모네, 데이비드 호크니 등 작가들의 작품도 고가에 낙찰됐다.

이밖에 영국 루시안 프로이드의 '넓은 실내, W11'(Large Interior, W11)가 8천600만 달러(약 1천200억 원)에 낙찰되는 등 현대미술 작품들도 줄줄이 낙찰가 신기록을 세웠다.

사진작가 에드워드 스타이컨의 1905년 작품 '플랫아이언' 또한 1천180만 달러(약 162억원)에 낙찰돼 작가의 최고 기록을 깼다. 크리스티 예상가의 4배 수준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와중에도 미술 경매 시장의 열기는 식을 줄 모르는 모습이라고 AFP통신은 평가했다.

앨런의 나머지 소장품들은 둘째 날인 10일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다. 경매 수익금은 앨런의 뜻에 따라 모두 자선사업에 기부된다.

앨런은 1975년 빌 게이츠와 함께 MS를 창업한 인물로, 1983년 건강 악화와 게이츠와의 불화로 회사를 떠났다.

생전에 고향 시애틀에 대중음악 박물관을 설립하고 스포츠팀을 후원하는 등 문화사업에 깊은 관심을 가지기도 했다.

그의 소장품들은 영국 런던 내셔널 갤러리와 왕립미술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등에 전시됐으며 2016~2017년 순회 전시에서도 대중들에게 공개된 바 있다.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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