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찾은 인니 대통령 "G20 준비 완료…시진핑 참석하기로"
"17개국 정상 참석…푸틴·젤렌스키 화상으로 참석 예정"
인도네시아, G20 계기로 존재감 드러내…약 100조원 규모 협력사업 유치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오는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막 예정인 가운데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회의 개최지를 찾아 G20 정상을 맞을 준비가 끝났다고 밝혔다.
9일(현지시간) 자카르타 포스트 등 현지 언론과 인도네시아 대통령궁 등에 따르면 조코위 대통령은 전날 발리를 찾아 G20 정상회의 장소 등을 점검한 뒤 "아침부터 작은 것까지 하나하나 확인했으며 G20 정상들을 맞을 준비가 끝났다"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이번 G20 행사를 안전하게 치르기 위해 1만8천여 명의 군경을 투입하고 12척의 군함과 4대의 군용기도 배치했다. 또 발리의 주요 도로에서는 홀짝제를 시행하고 재택근무를 명령하는 등 지역 주민들에게 특별 공공 활동 제한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또 이번 정상회의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등 17명의 정상이 직접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화상으로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G20 회원국은 아니지만, 조코위 대통령은 의장 권한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을 회의에 초청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많은 개발도상국은 이번 회의에서 정상들이 식량·에너지 위기의 해결책을 내놓길 정말 기다리고 있다"라며 모든 회원국 정상이 참석할 수 있도록 계속 요청하겠다고 설명했다.
인구 4위, 국내총생산(GDP) 기준 경제 규모 15위권인 인도네시아는 이번 G20 정상회의를 아세안을 넘어 전 세계에 자국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무대로 만들려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원자재가 급등 상황에서 원자재 수출 중단 등으로 전 세계에 경제적 영향력을 보여줬다. 세계 경제 불황에도 5%대 성장률을 기록하며 탄탄한 경제력을 과시하고 있다.
여기에 신 냉전 시대를 맞고 있는 국제 외교 무대에서 중재자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전통적 중립노선을 유지하며 서방이나 중국·러시아 양쪽 모두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조코위 대통령이 직접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잇달아 방문, 중재를 시도했다.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는 의장국으로 리더십을 발휘, 주요 20개국 정상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려 한다.
이 때문에 식량·에너지 위기와 지정학적 긴장 관계, 기후변화 등 전 세계 위기 상황에 대한 정상들의 공동 선언문 작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이번 G20 정상회의에 앞서 진행된 각종 장관급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G20 국가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지 못해 공동선언문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밖에도 인도네시아는 이번 G20을 계기로 대규모 투자·협력 프로젝트 유치를 노리고 있다.
아이를랑가 하르타르토 경제조정장관은 이번 G20 기간에 총 715억 달러(약 97조8천억 원) 규모의 140개 협력 프로젝트가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99개의 투자 사업과 11개 자금 조달 사업, 31개 전략적 사업 등이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 통신은 "인도네시아가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자국의 영향력과 잠재력을 전 세계에 보여주려 한다"라며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조코위 대통령이 자신의 유산을 남기는 방법"이라고 해석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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