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에 日제조업 '유턴' 움직임…백화점은 관광객으로 활기
일본 기업 공장 이전·신설 발표 잇따라…"노동력 부족은 과제"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32년 만에 찾아온 기록적인 엔화 가치 하락(엔저)에 일본 기업들이 외국 공장을 국내로 이전하거나 국내 생산설비를 확충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급속한 엔저와 코로나19에 따른 중국의 도시 봉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이 맞물려 여러 일본 기업들이 '국내 복귀'를 추진하고 있다.
생활 가전제품을 비롯해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아이리스오마야는 중국에서 제조했던 수납용품 일부를 일본 공장에서 만들기로 했다.
연료 가격이 급등하고 엔저가 지속되면서 수송비가 급증한 것이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전자업체 JVC 켄우드도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하던 자동차 내비게이션을 일본에서 만들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나가노현 공장의 생산량은 5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기업인 스바루는 약 60년 만에 일본에 공장을 신설해 전기차를 양산하기로 했고, 파나소닉도 중국에서 제조하던 청소기를 일본에서 생산할 방침이다.
아울러 교세라, 미쓰비시전기 등은 반도체와 관련 부품의 국내 제조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타라이 후지오 캐논 회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중국, 동남아시아의 공장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 메인(핵심 공장)을 일본으로 가져오겠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1980년대 엔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많은 기업이 생산설비를 외국으로 이전해 2013년에는 제조업에서 해외 생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70%를 넘어섰다.
일본 기업의 해외 이전 흐름은 2018년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본격화하면서 둔화했고, 최근 일본으로의 '유턴' 움직임이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 기업이 돌아오려면 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이라는 과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엔저로 외국에서 인력을 데려오는 데에도 한계가 있어 노동력 문제는 당분간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침체일로에 빠져 있던 일본 백화점 업계는 엔저로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일본백화점협회에 따르면 일본 백화점의 면세 매출액은 2019년 3천461억 엔(약 3조3천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코로나19 확산의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 459억 엔(약 4천300억원)으로 급감했다.
올해는 9월까지 613억 엔(약 5천800억원)으로 다소 올랐다.
이에 도쿄 마쓰야 긴자는 면세점에 자동 번역기 10대를 설치했고, 이세탄 신주쿠 백화점은 이달 말에 면세 카운터를 증설하기로 했다.
요미우리는 한국, 대만, 동남아시아 외에 중국 관광객이 대거 유입되면 일본 백화점의 면세 매출액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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