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리스크관리 소홀한 금융회사에 책임 명확히 할 조치"(종합)

입력 2022-11-07 15:42
금감원장 "리스크관리 소홀한 금융회사에 책임 명확히 할 조치"(종합)

"단기자금시장 애로…시스템 전반 유동성 문제는 아냐"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 사전 개입 쉽지 않은 측면 있어"



(서울=연합뉴스) 오주현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대외 리스크 요인 확대 여파로 단기자금시장에서 자금조달 문제가 발생한 점을 언급하며, 당기 성과에만 집착해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한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리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7일 외신기자 오찬 간담회에서 "최근 단기자금시장에서 자금조달 애로가 있었지만, 금융시스템 전반의 유동성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신용경색 문제와 관련해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할 때 지금은 관리가 가능한 상황"이라며 "다만 시장의 쏠림현상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책당국이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증권사 등 특정 부문에 한정해 선별적으로 유동성을 지원하고, 한시적 시장안정조치를 통해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중개 기능이 원활히 작동하도록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흥국생명이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을 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조기상환에 대한 스케줄은 알고 있지만 시스템적으로 (금융당국의) 사전 개입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또 "흥국생명 측의 자금 여력이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금감원이 스트레스테스트를 통해 개별 금융회사의 건전성·유동성 악화에 대비하고 있으며, 각 금융사가 충분히 충당금을 적립하고 자본확충에 나서도록 유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부동산 경기가 부진함에 따라 금감원은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건전성·유동성 리스크 관리 강화를 지도하고, 익스포저가 큰 증권사·사업장의 위험요인에 대해 면밀히 점검해나갈 계획이다.

그는 "단기 성과에 집착해 선제적 리스크관리를 소홀히 한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그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한 조치를 병행하겠다"며 "도덕적 해이를 막고, 지나친 수익성 일변도 영업에 따른 부작용을 예방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동성 지원을 받는 증권사가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자구 계획 이행 여부 등을 철저히 관리해 도덕적 해이가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은행의 건전성 지표는 대체로 양호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 손실로 국내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이 소폭 하락했으나, 6월 말 기준 이 비율은 15.29%로 나타나 모든 은행이 규제 비율(10.5%)을 큰 폭 웃돌았다.

이 원장은 최근 환율 급등으로 국내은행의 외화부채가 크게 늘어난 데 대해서도 "은행의 외화자산 규모가 외화부채보다 크고 외화포지션 관리, 환 헤지 등 리스크관리를 하고 있어 환율변동이 은행의 건전성·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규모가 큰 한국에서 금리가 급등하면서 차주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새출발기금, 저금리 대환대출, 안심전환대출 등 취약차주 지원방안을 마련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안정되고 있다고 언급하며 "은행권의 양호한 건전성 측면에서 한국의 가계부채 규모는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홍콩주식 급락으로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의 원금손실 우려가 나오는 데 대해 "대부분 2024년부터 만기가 도래해 단기간 내 대규모 손실 발생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면서도 투자자 손실 가능성에 대비한 모니터링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외국계 금융회사의 클라우드·망 분리 규제 개선에 대한 요구가 높다며, 개선 의견을 검토해 한국 시장에서 더욱 효율적인 영업환경이 조성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viva5@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