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 부상' 칸 파키스탄 전 총리 퇴원…"8일부터 시위 재개"

입력 2022-11-07 12:23
'총격 부상' 칸 파키스탄 전 총리 퇴원…"8일부터 시위 재개"

"피격 장소서 수도로 행진 시작…시위 직접 참여는 10∼14일 후"

암살 배후 지목된 샤리프 총리 "증거 있으면 사임할 것" 반발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임란 칸 파키스탄 전 총리가 유세 도중 총격 부상을 입은 지 3일 만에 퇴원했다.

7일(현지시간) 지오뉴스 등 파키스탄 매체에 따르면 칸 전 총리는 전날 오후 라호르의 샤우카트 카눔 병원에서 휠체어를 타고 퇴원해 귀가했다.

야당 파키스탄정의운동(PTI)을 이끄는 칸 전 총리는 퇴원하면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총격 발생 장소에서 8일부터 PTI의 행진 시위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시위대가 (수도 이슬라마바드 인근) 라왈핀디에 도착하는 10∼14일 후쯤 행진에 가세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칸 전 총리는 지난 3일 펀자브주 와지라바드 지역에서 유세 트럭을 타고 집회하던 도중 괴한의 총격에 정강이를 맞고 수술을 받았다.

당시 그는 조기 총선과 셰바즈 샤리프 현 총리의 퇴진 등을 요구하며 이슬라마바드로 향하는 행진 시위를 이끌고 있었다.

그는 총격 직후 영상 메시지를 통해 암살 시도의 배후로 샤리프 총리, 라나 사나울라 내무부 장관, 정보국(ISI)의 파이살 나시르 소장 등을 꼽기도 했다.

그는 "이들이 퇴진할 때까지 시위를 지속하라"고 지지자들에게 촉구했다.

실제로 칸 전 총리에 대한 피격 사실이 알려지자 전국 곳곳에서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칸 전 총리는 퇴원하는 날에도 샤리프 총리 등의 퇴진을 요구하며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샤리프 총리는 5일 기자회견을 하고 자신이나 내무부 장관이 이번 총격 사건에 연루됐다는 어떤 증거라도 나올 경우 사임하겠다며 칸 전 총리의 주장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군부도 칸 전 총리의 주장에 대해 "근거 없고 무책임하다"며 반발했다.

파키스탄군 홍보기관인 ISPR는 4일 성명을 통해 정부는 군 기관과 장교에 대한 무고와 중상에 책임이 있는 이들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칸 전 총리가 총격 배후 중 한 곳으로 지목한 정보국은 군 산하 기관이다.

과거 쿠데타를 일으키기도 했던 파키스탄군은 현재는 정계의 전면에 나서지는 않지만, 여전히 파키스탄 정치·사회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집단으로 꼽힌다.

칸 전 총리도 군부의 비호 아래 총리로 당선됐지만 이후 양측은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진다.

크리켓 스타 출신으로 2018년부터 정권을 이끈 칸 전 총리는 코로나19 사태로 망가진 경제 회복에 실패하고 부패 척결 공약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아오다 지난 4월 의회 불신임으로 퇴출당했다.

이후 그는 지난 7월 정치적 핵심 지역인 펀자브주의 보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는 등 영향력을 다시 확대해 나가고 있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