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개편 이끄는 머스크의 사람들…중심엔 39세 변호사
WP "알렉스 스피로 변호사, 트위터에서 머스크 대변자 역할"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소셜미디어 트위터 직원 절반 해고 등 행보 뒤에는 수년간 그를 변호하며 충성심을 입증한 알렉스 스피로(39) 변호사가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말 트위터 인수가 마무리되자마자 파라그 아그라왈 전 CEO 등 4명의 기존 경영진을 내쫓고 그 자리에 트위터 현황 평가와 자신의 비전 구현을 담당할 소수의 측근을 앉혔다.
여기엔 머스크 개인 변호사 알렉스 스피로, 기술투자자 겸 팟캐스트 진행자 제이슨 칼라카니스, 머스크의 측근이자 가족 재산 관리인인 재러드 버챌, 기술투자자 데이비드 삭스, 트위터의 전 임원 스리람 크리슈난 등이 포함됐다.
WP는 이들 가운데 핵심은 최근 수년간 머스크의 가장 가까운 사람이자 친구, 법률고문으로 떠오른 스피로 변호사라고 전했다.
스피로의 역할을 잘 아는 트위터 내부 인사들은 머스크가 인수를 마무리하고 전 경영진을 해고한 지 몇 시간 만에 스피로에게 트위터의 선거 관련 작업을 담당하는 법률·마케팅·신뢰·안전팀 감독 권한을 맡겼다고 말했다.
스피로는 트위터가 지난 4일 전체 직원 7천500명 중 3천700명을 해고하는 과정에도 관여했다. 여러 주와 국가에 흩어져 있는 해고 대상자들에게 적법한 방식으로 해고 통보가 이뤄지도록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머스크는 지칠 줄 모르는 직업윤리와 강한 충성심을 가진 사람들을 핵심 측근으로 두는데 스피로는 이런 특징이 체화된 인물이라고 전했다.
힙합 가수 제이-지(Jay-Z), 미국프로풋볼(NFL) 선수 애런 에르난데스, 테니스 선수 나오미 오사카 등 유명인들을 변호해 명성을 얻은 스피로는 2019년 머스크의 명예훼손 소송을 맡으면서 핵심 측근으로 떠올랐다.
그는 당시 태국 동굴에 갇힌 소년들을 구조하던 영국 다이버 버논 언스워스와 트위터에서 논쟁을 벌이다 그를 '소아성애자'라고 칭해 명예훼손 소송을 당한 머스크를 변호해 승소하면서 신뢰를 얻었다.
그는 머스크가 지난 4월 트위터를 440억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해놓고 7월 이를 취소하겠다고 입장을 바꿔 트위터로부터 소송당하자 다시 변호에 나섰다.
그는 이 소송에서 패했으나 머스크의 신뢰는 오히려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스피로 변호사가 머스크의 핵심 측근으로 빠르게 부상한 것과 머스크가 그에게 트위터 개편 책임을 맡긴 것은 머스크가 경험이나 전통적인 기술보다 충성심과 끈기를 중요시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라고 분석했다.
머스크가 스피로에게 트위터 운영에 장기적인 역할을 맡길지 개편작업에만 참여토록 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트위터 대변인은 스피로 변호사의 역할에 관해 물음에 답하지 않았다.
WP는 그러나 트위터 내에서 직원들이 공유하는 정보와 회사 개편 작업 소식에서 '알렉스 스피로'라는 이름이 끊임없이 등장한다며 그는 이미 머스크의 대변자이자 그가 없을 때 회사를 이끌도록 믿을 수 있는 충신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의 오랜 동료이자 기술투자자인 제이슨 칼라카니스는 머스크에게 개인적으로 인력 감원 등 트위터 개편 방향을 제시하고 트위터 CEO가 자신의 '꿈의 직업'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건스탠리 자산관리사 출신으로 트위터 인수 자금 조달을 도운 재러드 보챌은 머스크의 가장 가까운 고문 중 하나로 2016년부터 머스크 가족 사무소 대표로 재산 관리를 맡고 있다.
머스크와 2000년대 초 페이팔에서 함께 일했던 데이비드 삭스는 성공적인 기술투자 겸 보수 언론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 트위터 안내 책자에 트위터 공식 이메일과 함께 '스태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라는 직함으로 등장했다.
트위터 개편작업에 투입된 인물 중 페이스북과 스냅챗을 거쳐 2017~2019년 트위터에서 일했던 리람 크리슈난은 어떤 임무를 맡는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유일한 트위터 출신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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